한나라당 서민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준표 최고위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 중진연석회의에서 서민대책특위의 운영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친박 “최고위원, 충청권 친박을”
친이 “이재오나 윤진식 배치를”
친이 “이재오나 윤진식 배치를”
부총장 놓고도 ‘계파 갈등’
“이제부터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됐다. 당장 오늘 밤부터 혈투가 벌어질 것이다.”
7·28 재보선 투표가 한창인 28일 오후 한나라당 한 최고위원은 <한겨레>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7·28 재보선이 끝나면서 지난 14일 전당대회 이후 난제로 남아있던 당직 인선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당장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은 ‘뜨거운 감자’다. 친박근혜계는 충청권의 친박계 배려를 요구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충청에서 친박쪽 최고위원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정우택 전 충북지사, 박성효 전 대전시장, 강창성 전 의원 등 구체적인 대상자까지 거론된다.
반면, 친이계는 7·28 충주 보궐선거에서 은평을에 출마한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 충북 충주에 출마한 윤진식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당선될 경우 이들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배치해야 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온다.
한 친이계 최고위원은 “윤진식 전 정책실장이 충주 선거에서 이기면 최고위원을 주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전 정책실장은 초선이고, 이재오 전 위원장이 최고위원이 될 경우 당내 친이·친박 분란이 거세진다며 반대하는 기류도 만만치 않다. 때문에 일각에선 호남 출신인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총장을 배치하자는 얘기를 한다. 하지만 친이 직계의 한 의원은 “선진국민연대 출신으로 정두언 의원을 저격하기 위해 출마한 김대식씨가 최고위원이 되면, 정두언 최고위원이 사퇴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당 대변인과 사무부총장 인선도 복잡하다. 안상수 대표는 최근 최고위원들에게 ‘친이·친박 두 대변인 체제’를 제안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집권 후반기에 ‘전투력’과 정무능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대변인을 계파에 따라 배분할 수 없다”는 반론에 막혀, 현행 남·녀 대변인 체제를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문제는 역시 인물이다. 남성의 경우 특임장관 입각설이 나도는 조해진 의원의 입각이 좌절될 경우 유임하는 방안과 김기현(울산 남을·재선), 안형환(서울 금천·초선) 의원 등의 등용이 오르내린다. 비례대표 초선들이 혈투를 벌이는 여성 대변인은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다. 김무성 원내대표와 홍준표 최고위원은 정옥임 의원을 적임자로 꼽는다. 하지만 안상수 대표는 자신의 경선을 도왔던 배은희 의원을 선호하고, 나경원 최고위원은 이두아 의원을 밀고 있다.
사무부총장의 경우 친박계는 “원희룡 사무총장이 사실상 친이계”라며 “친박 배려”를 요구한다. 그러나 친이계 일각에선 “원 사무총장을 진성 친이로 분류할 수 없다”며 “친이계 사무부총장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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