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출신 강조하며 환영
‘대여 강공’ 예상해 선제방어
‘대여 강공’ 예상해 선제방어
한나라당 지도부가 4일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 대해 “여야간 상생의 정치가 펼쳐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한나라당 출신인 손 대표의 힘을 빼기 위한 ‘전략적 띄우기’ 성격이 강해 실제 화합의 정치가 구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상수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는 누구보다 합리적이고 스펙트럼이 넓은 포용력 있는 정치인”이라고 극찬했다. 안 대표는 “내가 (손 대표의) 도지사 당선을 위한 선거운동을 해드린 경험도 있기 때문에 서로 충분한 이해의 폭을 갖고 있다”며 “언제든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고 말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손 대표는 우리 한나라당에서 14년간 같이 호흡했던 분으로,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고 협조가 잘될 것”이라며 좀더 직설적으로 손 대표의 한나라당 경력을 거론했다. 그는 이어 “국회 파행을 하지 말자는 다짐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해 온 박지원 (원내)대표께서 상생국회를 계속할 수 있도록 민주당의 새 지도부에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주문했다. 손 대표가 원내정치 복원을 추진해온 자신과 박 원내대표의 행보를 거들어 달라는 주문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지도부의 이런 태도는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의식하며 선명한 대여 투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손 대표에 대한 ‘전략적 칭찬’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핵심 당직자는 “한나라당 출신으로 민주당에 기반이 없는 손 대표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민주당원들의 의심을 떨치기 위해 정세균 전 대표보다 더 강력한 대여 공세를 펼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손 대표의 합리성을 극찬한 건 대여 공세를 막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고 말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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