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의원들 이젠 ‘대북전단 살포’까지

“김정은은 사생아” 등 담아 1월8일 시행
당안팎 “긴장고조기에 부적절한 행동”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내년 초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비판하는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등 대북 심리전에 직접 나선다.

이두아 의원은 17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우리 군 당국은 물론 북한을 탈출한 새터민들도 북한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게 대북전단을 통한 심리전이라고 말한다”며 “그동안 한나라당 안팎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해온 의원들을 중심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김정일 정권의 실상을 알리기 위한 대북전단을 살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진실의 풍선 날리기’로 이름붙인 이 행사에는 강석호·나성린·신지호·유일호·이은재·조전혁 등 한나라당의 보수 성향 의원들이 참여한다. 이들은 일단 김정은 부위원장의 생일인 내년 1월8일에 10만장의 대북전단을 풍선에 매달아 북한지역으로 날려보내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2월16일에도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들은 전단에 ‘김정일의 후계자 김정은은 사생아로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 ‘김정일은 호화사치 생활을 하고 있다’는 등의 문구와 함께 참석 의원들의 이름을 적어 넣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참석 의원들 가운데 “‘사생아’ 등의 표현은 북한 주민을 자극할 뿐 북한 정권의 실상을 알리는 데 도움이 안 된다”며 “표현을 순화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행동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비판론이 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남북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황에서 민간단체도 아닌 여당 의원들이 전단을 살포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전현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대북 심리전은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대표적 행동”이라며 “국민을 안심시켜야 할 정치인들이 대북 심리전에 직접 나서는 것은 참으로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신승근 송호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