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까지 밀양-가덕도 편 나눠 세몰이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동남권 신국제공항 입지 선정을 두고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으로 영남권 여론이 양분되면서 지역 주민은 물론 한나라당 의원들도 편을 갈라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다. 여권 안에선 “2009년 이후 3차례나 입지 선정을 미뤄온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가 한나라당의 주요 지지기반인 영남권 내부의 지역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신속하고 공정한 입지 선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부산시당 위원장인 김정훈 의원은 9일 ‘부산시당의 입장’이라는 성명을 내어 “경남 밀양에 공항이 들어서려면 해발 500~700m의 주변 산들을 절반 이상 절토해야 하므로 환경 대재앙을 일으킬 것”이라며 “부산 가덕도만이 신공항으로 역할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밀양 출신 조해진 의원과 대구·울산·경북·경남 등 4개 시·도 광역의원들은 8일 국회에서 신공항 밀양 유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영남권 1300만 주민의 절대다수가 최적지로 밀양을 지지해왔다”며 밀양 입지 확정을 촉구했다.
밀양 유치를 지지해온 대구·경북·울산·경남 등 4개 광역자치단체와 가덕도 유치를 요구해온 부산시의 대립도 폭동 가능성을 언급하며 대규모 집회와 삭발로 세몰이를 시도하는 등 더욱 격화하고 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최근 밀양공항에 소극적인 국회의원들을 겨냥해 “지역 출신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다음 선거 때는 각오하라”고 말했다. 박광길 밀양공항유치추진단장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밀양공항이 안 되면 자칫 폭동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압박했다.
반면 허남식 부산시장은 “입지조건에 자신이 있으면 정부가 주관하는 공청회나 공개토론회를 서울에서 열어 전문가들을 통해 객관적으로 검증을 받으면 될 터인데 이 제안을 거부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갈등이 커지자 한나라당에서 정부의 조속한 입지 선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입지 선정을 질질 끌며 결정하지 못한 정부에 책임이 있는 만큼 빨리 입지를 결정하라”고 말했다. 조해진 의원도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입지 선정을 미루면서 정치적 논란의 수렁에 빠진 정부가 지역 갈등을 증폭시키고 정치적인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정훈 의원은 “정부는 지금까지 비공개로 추진해온 신공항 입지 평가 과정이 지역간 갈등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입지 평가 과정을 공개적으로 공정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승근, 부산 대구/이수윤 구대선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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