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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국정원장, ‘잠입 들통 사건’ 25시간동안 몰랐다

등록 2011-03-04 19:51수정 2011-03-04 21:36

박종준 경찰청 차장(오른쪽)이 4일 오후 국가정보원 직원들의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 수사에 대한 보고를 하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박종준 경찰청 차장(오른쪽)이 4일 오후 국가정보원 직원들의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 수사에 대한 보고를 하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원세훈 국회출석 “다음날 오전11시 보고받아”
경찰·국방부보다 훨씬 늦게 ‘꼴찌로’ 파악한 셈
야 “국정원 영포인맥이 사적 라인으로 공작”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국정원 직원의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을 하루가 지난 뒤에야 보고받았다고 4일 밝혔다.

이날 국회 정보위에 출석한 원세훈 국정원장은 “사건 발생 다음 날인 2월17일 오전 11시에 통상적인 보고라인과 여러 라인을 통해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국내외 정보를 총괄하는 국정원장이 16일 오전 9시27분에 국정원 직원이 주도한 중대 사건을 25시간이 지난 다음에 그것도 경찰은 물론 국방부, 기무사보다 뒤늦게 보고받았다는 게 원 원장의 답변이다. 사실이라면 국정원의 보고 및 정보공유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주인도네시아 대사관의 국방부 무관이 이 사건을 112에 신고한 시간은 16일 밤 11시14분이다. 이용걸 국방차관은 당일 저녁 6시, 김관진 국방장관은 다음 날인 17일 아침 8시에 사건을 인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지원·최재성 의원 등 야당 쪽 정보위원들은 “대한민국 정보기관의 수장이 국정원 관련 사건을 어떻게 맨 꼴찌로 보고받을 수 있느냐”며 “공작에도 실패하고, 사후 보고에도 실패했으며, 경찰·군 당국 등과의 정보 공유에도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원세훈 원장은 이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해, 정보 공유 문제에 대한 허점을 인정했다.

몇몇 야당 정보위원들은 국정원 3차장 산하 산업보안단 소속의 ‘영포라인’(영일·포항 인맥)이 국정원장과 3차장에게도 보고하지 않은 채 사적 라인을 통해 이번 사건을 벌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재성 의원은 이날 정보위에서 “산업보안단 관련 국장이 이른바 영포라인이고 산하 단장도 영포라인이어서 국정원의 보고라인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고, 이 탓에 원세훈 원장과 3차장이 꼴찌로 보고를 받은 것 아니냐”고 따졌다. 원 원장은 이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나 한 정보위원은 “사건이 경찰에 신고된 것을 안 국정원 직원이 17일 새벽에 이미 남대문 경찰서를 방문해 막으려 했는데, 국정원장은 물론 관련 3차장도 보고받지 못했다”며 “산업보안단 내부의 영포라인이 대통령과 여권 특정 실세가 관심을 갖는 T-50 고등훈련기 인도네시아 수출에 공을 세우려 독자적으로 공작을 벌이다 발각됐고, 자신들 차원에서 수습을 시도하다 실패하자 차장과 원장에게 뒤늦게 보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이번 침입사건에 대한 국정원 연루 사실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고 한나라당 간사인 황진하 의원이 전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번 사건에 대해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는데 계속 은폐만 해서 되겠느냐”고 지적하자, 원세훈 국정원장은 “정보기관이 언론에 자꾸 오르내리는 데 대해선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원 원장은 이번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여야 정보위원들의 지적에는 “그러면 사건을 시인하는 게 된다. 그럴 수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최재성 의원이 전했다.

그러나 박종준 경찰청 차장은 이날 정보위에 출석해 “국정원이 경찰에 외교적인 문제가 상당히 걸려 있으니 사건 수사에 보안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신승근 고나무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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