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12일 단독출석 대정부질문” 합의
지경부 “UAE에서 중요한 회의 있었다”
지경부 “UAE에서 중요한 회의 있었다”
8일 열린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 국외 국제회의 참석을 이유로 불참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오는 12일 ‘나홀로’ 국회에 불려나오게 됐다. 여야는 최 장관만을 상대로 12일 긴급현안 질의를 하기로 이날 합의했다.
국회가 장관 1인을 상대로 긴급현안 질의를 벌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지식경제부는 원전 문제, 고유가 대책 등 긴급한 현안을 안고 있는 부처”라며 최 장관의 국회 출석을 요구했고,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를 전격 수용했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최 장관의 태도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며 “다소 무리한 일이 될지 모르지만 국회를 경시한 태도에 대해 따끔한 질책을 바란다”고 말했다.
여야 정치권이 한 목소리로 최 장관을 겨냥한 것은 그의 국회 무시 행태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강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 장관이 2월 임시국회 때 아무런 말도 없이 외국에 나가버린 뒤 차관이 대정부 질문 당일날 찾아왔길래 용서해줬는데, 이번엔 그제 저녁 7시에 저에게 전화해 외국 나간다고 하고 밤에 출국해버렸다”며 “헌정사상 이런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 장관의 버릇을 고치도록 하겠다”고까지 말했다.
박희태 국회의장도 이날 대정부 질문에 앞서 “차관을 보내려면 국회의장 승낙을 받아야되지만, 승인도 해주기 전에 장관은 외국으로 가 버리고 없다”며 “국무위원의 국회 출석은 권리가 아닌 의무”라고 꾸짖었다.
한나라당 안에서도 최 장관의 ‘행태’를 비판하며 “감쌀 이유가 전혀 없다”는 얘기가 나왔다. 핵심 당직을 맡은 한 의원은 “장관 인사청문회 때 투기의혹 등 하자 많은 최 장관을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며 감쌌는데, 여당 의원들에게조차 안하무인식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지식경제부는 최 장관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6~7일(현지시각) 열린 제2차 클린에너지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6일 밤 출국해, 10일 낮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원전 수출과 석유 개발권 확보 때문에 한국에 중요한 나라가 된 아랍에미리트가 개최하는 회의에 장관이 빠질 수 없었다”며 “국회도 물론 중요하지만, 국익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승근 류이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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