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와 위로 한나라당 새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으로 각각 선출된 황우여 의원(가운데)과 이주영 의원(오른쪽 둘째)이 6일 오후 국회 의원총회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했던 안경률(왼쪽 둘째)·이병석(맨 오른쪽) 의원을 위로하고 있다. 왼쪽 끝은 진영 의원.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이재오·이상득 큰타격 친이계 분열 빨라질듯
“거수기 여당 지속땐 공멸” 쇄신 깃발든 소장파 승리
정·청에 당목소리 높일듯 ‘주류 저항’ 돌파는 미지수
“거수기 여당 지속땐 공멸” 쇄신 깃발든 소장파 승리
정·청에 당목소리 높일듯 ‘주류 저항’ 돌파는 미지수
새 원내대표 비주류 당선
“당선 인사말도 준비 못했다. 한나라당의 기적이다.”
6일 열린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새 원내사령탑이 된 황우여 의원은 자신의 당선을 ‘기적’이라고 평했다. 지난 3일 이주영 후보와 ‘비주류 단일화’를 선언한 지 사흘 만에 이재오계와 이상득계의 대리인 격인 안경률, 이병석 의원을 꺾은 게 스스로도 놀랍다는 것이다. “주류 2선 후퇴론”을 전면에 내걸고 황 의원을 지원했던 수도권 소장파 의원들도 결과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주류 무한책임론”으로 수성에 나섰던 친이계엔 더욱 충격이었다. 이재오 장관의 핵심 측근은 경선 직전까지도 “1차에서 안경률 후보가 압승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1차 투표에서 이미 대세는 기울었다. 이재오계의 대표주자인 안경률·진영 후보는 “세력교체를 통한 쇄신”을 주창한 황우여·이주영 후보에게 58 대 64로 뒤졌다. 불과 6표 차이였다. 이상득계를 자임한 이병석·박진 후보는 33표를 얻는 데 그쳐 일찌감치 탈락했다. 안경률 후보는 ‘주류표 결집’을 통한 역전을 도모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선 투표에서 황·이 후보는 26표를 추가한 90표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반면 안경률·진영 후보는 6표를 더한 64표에 그쳤다.
의원들의 표심에는 ‘재보선 참패→친이 대리인의 당 장악→거수기 여당’을 거듭하며 변화를 거부해온 과거 행태를 반복할 경우 공멸할 수 있다는 집단적인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4·27 재보선 이전부터 김성식·홍정욱 의원 등 일부 소장파는 ‘황우여 원내대표론’을 역설했다. 다수는 현실성에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분당을 패배’로 상징되는 ‘공멸의 위기감’ 속에 소장파는 급속히 결집했다. 주류 퇴진론에 가세한 한 친이 직계 의원은 “이번엔 친이 대리인만 아니면 그게 바로 개혁”이라고 말했다.
당청관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황 의원은 “10개월 뒤 총선의 높은 쓰나미를 겪어야 한다. 사즉생의 용기가 필요하다”며 “주류가 2선 후퇴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리더십 스타일을 바꾸는 게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여당이 청와대 거수기 노릇을 해왔다는 당 안팎의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재오계’와 ‘이상득계’의 정치적 위상도 급속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안경률 의원을 당선시키기 위해 총동원령을 내렸던 이재오계 특임장관은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이 장관은 “당 소속 의원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일단 고개를 숙였다. 반면, ‘비주류 단일화를 통한 주류 세력 2선 후퇴’를 주도한 소장파와 막판에 이들과 연대한 친박계의 당내 입지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말만 쇄신”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소장파는 향후 당 비상대책위 구성, 공천개혁, 전당대회를 통한 당 대표 선출 과정 등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남경필·정두언·나경원·김정권 등 소장파 의원 33명은 이날 ‘새로운 한나라’란 모임을 결성해 발언권 강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청와대와 주류세력의 저항을 뚫고 당의 근본적 체질 변화를 이뤄낼지는 미지수다. 남경필 의원은 “친이계 대리통치를 거부하고, 세력교체를 통한 쇄신의 깃발을 선택했지만, 이제 겨우 시작이다. 아직 갈 길이 너무 멀다”고 말했다. 신승근 안창현 기자 skshi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제로니모·흉악범·커브볼…암호명 속에 미국 ‘진심’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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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계’와 ‘이상득계’의 정치적 위상도 급속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안경률 의원을 당선시키기 위해 총동원령을 내렸던 이재오계 특임장관은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이 장관은 “당 소속 의원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일단 고개를 숙였다. 반면, ‘비주류 단일화를 통한 주류 세력 2선 후퇴’를 주도한 소장파와 막판에 이들과 연대한 친박계의 당내 입지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말만 쇄신”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소장파는 향후 당 비상대책위 구성, 공천개혁, 전당대회를 통한 당 대표 선출 과정 등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남경필·정두언·나경원·김정권 등 소장파 의원 33명은 이날 ‘새로운 한나라’란 모임을 결성해 발언권 강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청와대와 주류세력의 저항을 뚫고 당의 근본적 체질 변화를 이뤄낼지는 미지수다. 남경필 의원은 “친이계 대리통치를 거부하고, 세력교체를 통한 쇄신의 깃발을 선택했지만, 이제 겨우 시작이다. 아직 갈 길이 너무 멀다”고 말했다. 신승근 안창현 기자 skshi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제로니모·흉악범·커브볼…암호명 속에 미국 ‘진심’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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