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과 손잡고 돌파 전략
중립적 비대위 구성 요구
이재오계 넘어야 현실성
중립적 비대위 구성 요구
이재오계 넘어야 현실성
‘세력교체’를 내건 한나라당 소장파가 지난 6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황우여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 탄생을 주도하는 등 ‘비주류 반란’을 성공시키면서 당권 경쟁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수도권의 한 소장파 의원은 8일 “원내대표 경선 이전부터 우리는 당의 변화를 위해선 젊은 당 대표가 나와야 한다고 했다”며 “앞으로 당 개혁과 쇄신을 추동하면서 6월 말 또는 7월 초에 열릴 전당대회에도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주류 원내대표 선출→중립적인 당 비상대책위 구성→전당대회를 통한 젊은 지도부 선출’로 여당의 권력지도를 재편한다는 소장파의 쇄신 구상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소장파들은 일단 당 대표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친박계와의 전술적 연대를 통해 이재오 특임장관 중심의 친이 주류를 제치고 여당 내부 신주류로 올라서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소장파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에서 확인됐듯이 당심과 민심은 한나라당의 변화”라며 기대감을 표출했다. 소장파 내부에선 이미 ‘주류 2선 후퇴론’을 주도한 정두언·나경원·남경필 의원 등이 ‘젊은 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직접 당권을 장악할 뚜렷한 대안이 없는 친박계도 당분간 소장파와 연대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한 친박계 의원은 “우리가 6월 전대에서 당권을 먹겠다고 나서면 분란만 커질 수 있다”며 “소장파와의 연대도 대안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장파의 당권 접수까지는 넘어야 할 장벽도 많다. 일단 친이재오계의 저항을 뚫어야 한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재오계는 ‘소장파·친박 연대’에 당 주류 자리를 내줬지만, 여전히 60여명의 세력을 확보한 최대 계보다. 이재오계 한 중진 의원은 “이상득계까지 등을 돌린 원내대표 경선에서 64명의 의원을 모은 건 결코 간단한 게 아니다”라며 “당권을 비주류에게 그냥 내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친이재오계는 당권을 노리는 중진 의원들과 연대해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장악하는 방안 등을 고민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허태열 의원 등 그동안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혀온 친박 중진들의 행보도 ‘소장파·친박 연대’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들이 당권에 도전할 경우 소장파에 대한 친박계의 전폭적 지원을 장담하기 어렵다.
정두언·나경원·남경필 의원 등 당 대표 출마를 고심중인 소장파들의 교통정리도 넘어야 할 관문이다. 원내대표 경선과 달리 당 대표는 대의원 투표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소장파의 취약한 조직력도 한계로 지적된다.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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