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님, 과학벨트 어떻게 된 것입니까’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맨 오른쪽)이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영남권 과학벨트 유치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인기 의원(맨 왼쪽)과 이야기를 나눈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박종식 기자
17일 공식 사의 표명…청와대 “수용”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박영준 지식경제부 제2차관이 16일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청와대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박 차관이 내년 총선에 나가기 위해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며 “사의가 수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17일 지경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사의를 공식 표명한 뒤, 고향인 경북 칠곡이나 대구 지역 총선 출마를 위한 행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박 차관은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정무담당 국장을 지냈다. 2007년 대선 때는 김대식 국민권익위 부위원장과 함께 이 대통령의 외곽조직인 ‘선진국민연대’를 이끌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으로서 국정 전반을 관장하며 ‘왕비서관’으로 불렸으나, 2008년 6월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권력 사유화’의 장본인으로 지목하자 사표를 내고 물러났다.
이 대통령은 야인으로 떠돌던 그를 2009년 1월 “회전문 인사” 논란을 일으키며 총리실 국무차장에 다시 기용했다. 하지만 그는 “이상득 의원 2선 후퇴”를 요구해온 남경필·정두언·정태근 의원에 대한 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의 사찰,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의 ‘배후’라는 의혹에 휩싸이며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그를 지식경제부 2차관으로 이동배치하며 재신임했고, 이후 ‘왕차관’으로 불려왔다.
한편 이상득 의원(경북 포항남구·울릉군)도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의원은 정두언 의원 등 소장파의 ‘총선출마 반대’ 요구에 대해 지난 15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몇 번 나왔던 얘기 아니냐. 국민과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처신하면서 스스로 맡은 일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신승근 안창현 기자 sksh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