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상처 ‘친이 아바타’ 호응 못 얻어
나경원 저력 여론조사 휩쓸고 자력 3위
남경필 체면 최고위 진입, 기대치 ‘턱걸이’
나경원 저력 여론조사 휩쓸고 자력 3위
남경필 체면 최고위 진입, 기대치 ‘턱걸이’
나경원(48), 원희룡(47), 남경필(46).
한나라당 7·4 전당대회에서 당권 도전에 나선 ‘한살 터울 40대 3인방’의 성적표는 기대에 못 미쳤다. ‘젊은 리더십’을 명분 삼아 저마다 차별화된 기치를 내걸었지만, 민심과 당심은 그들에게 당권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3인방의 ‘성적표’에 대한 당 안팎의 정치적 평가는 조금씩 달랐다.
원희룡 의원은 이번 전대에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는 데 이론이 없다. 친이 구주류의 지원 아래 ‘19대 총선 불출마’란 배수진까지 쳤지만 4위에 그친 탓이다. 당 대표를 넘봤던 그로선 허탈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패인으로는 여러가지가 꼽힌다. 일단 ‘젊은 대표’를 자임하며 개혁을 주창했지만 정작 친이계 구주류의 조직에 기댄 게 패착으로 지목된다. 원 의원을 도왔던 친이계 한 의원은 “질서 있는 개혁에 적임자로 판단해 원 의원을 도왔는데, 곳곳에서 그를 주류의 대리인이라며 거부감을 표출해 쉽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더구나 ‘친이의 대리인’이란 이미지가 그의 정책적, 정치적 차별성을 잠식하면서 ‘한나라당 소장파의 선두주자’라는 그의 정치적 기반조차 허문 것이다.
남경필 의원은 5위로 최고위원단에 진입하면서 ‘당내 선거 완패’라는 정치적 징크스를 깨는 데는 성공했다. 소장파 모임인 ‘새로운 한나라’ 소속 한 의원은 “쇄신그룹 일부의 지원 말고는 기댈 곳이 없던 남 의원이 최고위원단에 진입한 것만도 의미가 있다”며 “큰 성공은 아니지만, 실패로 규정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4·27 재보선 참패 뒤 신주류의 핵심 축으로 등장한 ‘소장파의 대표주자’를 자임해온 그로선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다. 당 안팎에선 “무상급식 실시 등 야당을 연상하게 하는 정책적 선명성에 한나라당원들이 반신반의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나경원 의원은 나름대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범친이계에 속한 나 의원은 애초 대안 없는 친이계의 지원을 기대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친이계가 원희룡 의원을 지원하면서 정치적으로 고립무원의 처지에 빠졌다. 한동안 “친이건 친박이건 표를 달라고 할 곳이 없다”고 하소연하던 그는 “탈계파 선언”으로 정면 승부를 벌였다. 그리고 30%가 반영되는 국민여론조사에서 30.4%로 1위를 차지하며 선거인단 투표에서 앞선 원희룡 의원을 추월했다. 여성인 그는 지난해 7월 전대에 이어 또다시 자력으로 3위로 최고위원단에 진입하며 대중정치인의 저력을 확인시켰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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