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심상정 “참여당과 연합은 진보정당 통합 뒤 논의할 문제다”

등록 2011-07-17 19:36수정 2011-07-18 10:23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고문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대한문 앞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촉구와 경찰 강경진압 규탄 단식농성장에서 당직자와 이야기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 href="mailto:anaki@hani.co.kr">anaki@hani.co.kr</A>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고문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대한문 앞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촉구와 경찰 강경진압 규탄 단식농성장에서 당직자와 이야기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유시민 대표 반성 존중하지만 몇마디 말로 불신 상쇄 못해”
8월 당대회서 통합 승인이 부결 될거라 생각 안해
“안경 좀 갖다줘요.”

지난 15일 오전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뚫고 덕수궁 안 찻집으로 걸어온 심상정(52) 전 진보신당 대표는 인터뷰에 앞서 보좌진에게 안경을 갖다달라고 했다. 안경이 오기 전까지 인터뷰는 시작하지 않았다. 심 전 대표는 “예민한 얘기를 처음 꺼내는 자리라 오늘은 여기 다 적어왔다”며 손에 쥔 종이뭉치를 들어 보였다. 조금 전 천막에서 인사를 나누던 마지막 순간까지 앉은뱅이책상에 앉아 손보고 있던 종이였다. “안경이 없으면 잘 보이질 않아서….” 다소 뜻밖이었다. 늘 차분히 머릿속으로 생각을 정리하며 조곤조곤 이야기하던 그였다.

심 전 대표가 꺼낸 예민한 이야기는 국민참여당 문제였다. 심 전 대표는 “역사적으로 형성된 불신을 몇마디 말로 상쇄하긴 어렵다”며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문제로 인해 진보통합정당이 좌초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유시민 대표가 진보와 함께하겠다는 진정성이 있다면, 진보정치의 통합 과정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유 대표가 너무 조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이는 한편, “진보정치의 주체형성(민주노동당과 통합)을 하다 말고 갑자기 외연확장(참여당과 통합)을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대 졸업 뒤 구로공단의 미싱사로 취업한 현장노동운동가에서 야당 국회의원을 거쳐 오십대의 주요 야권 지도자가 된 심상정을 만났다. 언제나 너그러운 미소를 머금고 있는 그의 얼굴은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벌이고 있는 단식 사흘째에 접어든 그날도 변함이 없었다.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단식 중인데, 몸은 괜찮은가?

“괜찮아요. 나는 원래 노동운동 25년 하면서도 단식과 삭발 같은 것은 안 했다. 그런 가학적인 건 안 하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정치하면서 단식이 이번에 세번째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에 신라호텔 앞에서 한겨울에 야간 노숙 단식농성했고, 또 현대중공업 비정규 문제 때문에 울산 시당위원회와 함께했고. 이번에 세번째다.”

-한진중공업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할까?


“김진숙 지도위원이 처음 크레인에 올라갔을 때부터 그 짐을 받아안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부당한 정리해고에 맞서는 것이, 오직 이윤에만 집착하는 반사회적 재벌을 통제하는 것이, 어찌 그녀만의 몫이냐는 것이다. 시장만능주의에 편승한 정치에서 비롯한 일이고, 정치가 해결할 일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부자 정치’ 탓에 전국 곳곳에서 사회적 약자들의 피눈물이 끊이지 않고 있다. 희망버스에서 느낀 것처럼 한진중공업 사태는 남의 일이 아니라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한진 문제는 결국 조남호 회장을 국회 청문회에 세워야 해결된다고 본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도 우습게 보는데 힘없는 노동자가 죽어간들 눈 하나 까딱하겠나. 국회가 국민의 대표기관으로 위신을 회복하려면 반드시 조 회장을 청문회에 세워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특히 야당은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 조남호 회장이 청문회에 불려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가야 한다. 그래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이 한진중공업 노사 합의 이후 청문회에 소극적인데?

“한나라당이 민생을 이야기하며 개혁한다고 하는데, 이번 한진중공업 문제를 외면하면 그야말로 인기영합주의를 시인하는 것이다. 특히 한나라당 중진들, 조선업계에 밝은 정몽준 의원도 3년 동안 수주 못한 것을 이해 못하겠다, 경영 부실로 유도한 것 아니냐고 했다. 김형오 의원도 이 사태는 한진중공업 자본의 부도덕하고 방만한 경영, 독단적 정리해고라고 말하는 등 한나라당에서도 사태의 진실을 보고 있다. 이를 외면한다면 한나라당이야말로 반노동정당, 반민생정당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진보정당 통합을 왜 해야 하나?

“국민들이 강력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정권 교체는 물론이고, 시장만능주의, 돈의 지배에 억눌린 사회의 실질적 개혁을 갈망하고 있다. 그런 진보적 개혁을 지속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정치 세력을 고대하고 있다. 이제 진보가 더이상 비주류에 머물지 말고 힘을 합쳐 정치 중심에 나서라는 게 국민의 명령이다. 특히 지난 10여년 동안 진보 정치가 뿌린 씨앗이 작지 않다고 본다. 10년간 성찰의 교훈을 새기고, 분산돼 있는 역량을 최대한 결집시켜 내면, 새로운 통합 정당이 내년 정권 교체를 주도하고 거대 경제 권력을 견제해서 광범한 사회경제 개혁를 주도하는 정당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2008년 민주노동당을 탈당하고 진보신당을 만들었는데, 3년의 실험이 실패한 것인가?

“사춘기 방황과 고뇌를 어찌 실패라 할 수 있겠나. 진보신당의 분당도, 진보정당 통합도 진보정치의 성장으로 봐줬으면 한다. 분당 과정에서 우리 국민들께 대단히 죄송했지만, 분당을 겪으면서 진보정치 세력들이 한편으로는 고통 속에서 깊은 성찰의 시간도 가졌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신자유주의를 거부하고 국민의 삶을 책임질 수 있는 진정성을 가진 정치세력이 우리라는 것도 확인했고, 다양한 차이를 용인하는 게 민주주의라는 것도 인식하게 됐고, 갈등을 잘 관리하고 그것을 당의 발전으로 수렴할 수 있는 능력이 리더십이라는 것도 깨닫는 시기였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진보정치에 기대고자 하는 대중들에 대한 책임,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깨달음, 이런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다고 본다. 아픈만큼 성숙한다는 말도 있듯이, 진보정치가 앞으로 어설픈 유년기를 지나서 당찬 청년기를 열어갈 것이다.”

-그동안 성찰을 통해 소수 진보 전략 버리고 집권 전략으로 방향 전환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는 것인가?

“대중들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힘을 갖추는 것, 집권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깨달음이다. 그동안 ‘집권’이라는 말에 알레르기를 보여서(웃음).”

-이제 알레르기는 사라졌다는 거죠. 진보통합은 집권을 위해 힘을 합치자는 것인데, 지금까지 과정은 국민들에게 감동이나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지금 정치권은 너나할 것 없이 진보라는 이름에 의지하고자 하는데, 이럴 때일수록 정통 진보가 확실한 중심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외연 확장도 중요하지만, 더 전제돼야 할 것은, 오랜 세월 풍찬노숙 해가며 민생과 평화를 위해 투쟁하고 여기까지 왔던 그간의 진보정치 역사가 이미 방향을 말해주고 있다. 진보정치의 역사를 통합하는 것, 이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 역사가 이미 방향을 말해주고 있다. 그간 분당 원인 해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과거에 대한 논의에 집중돼 있었지만, 이제는 진보정치의 발전 전략, 미래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갈 예정이다.”

-전망은 어떠한가?

“잘 될 거에요. 어차피 진보정당간 통합은 진보정당의 역사와 경륜, 열정을 통합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일정하게는 과거지향적인 측면이 있지만, 그러나 이것이 미래 정치 개혁에 갖는 함의는 그 무엇으로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민심은 진보화돼 있고, 민심에 부합할 수 있는 진정성을 가진 정당에 대한 갈증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저는 이런 (통합) 노력이 우리 국민들에게 미래에 대한 약속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국민참여당과 통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대목에서 물 한 잔 마시고(웃음). 정당은 검증된 정체성을 기준으로 통합 재편하고, 선거 정국에서는 가장 적극적인 연합 정치를 구사해야 한다고 누차 주장해 왔다. 새로운 통합 정당을 통해 정권 교체에 앞장서고, 향후 수권정당으로서의 교두보를 확보해야 한다. 지금 진보정당을 통합하자는 것은 오랜 세월 냉전과 신자유주의에 일관되게 맞서 싸운 공동의 투쟁 경험, 그리고 보수정당의 시장만능주의에 맞서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는 복지국가를 실현하기 위한 일관된 정책 실천, 이것을 모아내는 것이다. 그 경험과 열정과 지향을 다시 결집하려는 노력이다. 과거 분열의 상처의 심리적 고통을 딛고 개척해야 할 아주 지극히 험난한 과제라고 본다.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세력이 합쳐서 공고해지면, 얼마든지 전략적인 유연성이나 다양한 연합정치를 추구할 수 있다.

국민참여당 문제는 유시민 대표가 이야기했듯이 “자유주의 진영과 진보 세력의 연합”이다. 연합정당을 추구하는 것은 진보통합 이후에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에서 논의해야 할 사항이다. 정치는 세력과 사람이 움직이는 건데, 종이 위에 누군가 구상을 그린다고 그대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누군가에 의해 계도된 정치일 수는 있지만, 진보정치의 다양한 세력과 사람들이 수많은 시련을 극복하려는 노력과는 거리가 있다. 공동투쟁의 기억과 열정을 모으고, 과거로 가는 게 아니라 그동안의 경험과 교훈으로 보다 강력한 진보정당이 되는 것은 절체절명의 과제다. 이 과제의 성과에 비례해서 여타 정치세력들과 연합이든 연대이든 협력이든 할 수 있는 것이다. 주체 형성 하다 말고 갑자기 확장을 생각하기 어렵다.

유시민 대표의 반성과 성찰을 존중한다. 그러나 진보정치 지지자 입장에서 보면, 집권 기간 동안 체험을 통해 역사적으로 형성된 불신을 몇 마디 말로 상쇄하기는 어렵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또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문제가, 진보정당 통합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제가 됨으로써, 진보통합정당이 좌초될 수도 있는 위기의식을 많이 느끼고 있다. 저는 유시민 대표가 진보와 함께하겠다는 진정성이 있다면, 진보정당간의 통합을 통해 진보정치의 주체 형성으로서 통합 과정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유시민 대표가 너무 조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민주노동당과 진보통합을 이룬 뒤에도 참여당은 연대의 대상이지 당을 하나로 할 대상은 아니라는 것인가?

“진보정당간 통합, 역사성을 합쳐내는 게 지금 필요한 일이다. 국민참여당은 그런 역사성을 공유하는 정당은 아니다. 진보정치세력의 통합을 통해 진보의 주체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이후에 논의할 사항이다.

새로운 통합정당의 성과에 비례해서 연대든 통합이든 다양하게 결정할 수 있다. 연합정당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진보정당의 중심을 분명히 하고, 그 토대 위에 비단 참여당이 아니라도 자유주의 세력을 어디까지 포괄할지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역사적 과정을 통합하고 역사를 공유하지 않은 자유주의 세력은 (추후에) 연합하자는 것인데, 이 중심을 형성하는 것부터 같이 하자는 것은 진보정치 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 진정으로 진보와 함께하겠다는 진정성이 있다면 이 진보정당간 통합 과정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거다. 너무 조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민주당이 야당 통합특위 연석회의를 제안했는데,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이명박 정권, 한나라당 정권을 교체하라는 국민들의 아우성을 잘 듣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가 실질적으로 개혁돼야 한다는 절박한 목소리도 잘 새기고 있다. 새로운 진보 통합정당을 만들어서 가장 적극적으로 연합정치에 나서서 진보정권 교체에 앞장서겠다는 약속을 (일단) 드린다.

그러나 야권단일정당을 하자는 건 어떤 그럴듯한 말로 포장하더라도, 민주당의 헤게모니 하에 진보를 실현하자는 거다. 진보독자정당의 길을 포기하는 것이고, 민주당 헤게모니 아래 실천하자는 것이다. 이런 생각 자체를 비난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지금 연합정치의 수준은 지난번 KBS 수신료 인상안 문제라든지,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에서 나타난 것처럼, 또 김진숙 지도위원으로 상징되는 노동 문제 등에서 보이듯이 아주 미흡한 수준이라서 통합을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야권단일정당으로 나서면 당면한 선거에선 유용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한국 사회가 요구하는 개혁의 폭과 깊이가 넓고 깊다. 진보적 개혁은 한번의 집권으로 가능하지 않다. 결국 진보개혁의 주체 형성을 포기하고 이를 다른 주체에 맡길 수는 없는 일이다.

대신 정권 교체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선거연합을 비롯한 연대와 협력에 나서겠다. 이런 시점에서 야권단일정당을 주장하며 이를 다 섞어버리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정치 발전에도 도움이 안 된다. 지금 시기에선 내년 선거에서 선거 연합을 잘 할 수 있도록 사회경제개혁의 명확한 합의를 통해 선거 연합을 할 수 있는 신뢰를 만드는 걸 해야 한다.”

-신뢰가 쌓이면 적극적인 연합정치에 나서겠다는 건데, 총선·대선 전략을 나눠서 설명해 달라.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을 만들어서 내년 총선에서는 정당투표(비례대표)는 정책 경쟁을 하고, 지역구는 적극적으로 선거연합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은 최소한 교섭단체 이상을 확보할 것이다. 진보정당 20석이 별 거냐 얘기할 수 있지만, 진보정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정치가 보수-중도-진보로 삼분구도로 정립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보적 개혁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다. 특히 영호남 제2당으로, 또 수도권에 진출해서 전국 정당으로 발돋움할 것이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대선 때는 우리 후보를, 진보적 개혁 의제를 내세운 후보를 내고, 개혁 의제에 대한 실질적 실현 방도까지 포함해서 선거연합을 도모할 것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정권 교체의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다.

제가 올초에 얘기한 연립정부는 단순히 정권에 참여하는 공동정부의 의미라기보다는, 진보적 개혁을 지속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권력분점’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다. 권력분점이 필요하다. 몇가지 정책 합의한 합의서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합의가 실행될 수 있는, 진보적 개혁을 지속할 수 있는 권력분점이 담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연립정부 문제는 당시 정세와 조건에 따라 연합정치의 수준은 달라질 테고, 그런 조건을 감안해 진보정당에서 지속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적극적 연합정치를 할 상황이 안 되면, 진보정당의 독자후보가 완주한다는 것인가?

“진보적 개혁의 의지가 없는 정부를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아니다. 국민들이 한나라당 정권 교체를 원하는 것은 실질적 진보 개혁을 주도하라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민주당은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진보정치세력과 연대해서 하라는 취지라고 본다.”

-현실적으로 총선 때 지역구에서 선거연대가 가능한지 회의론이 많다. 민주당 자력으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총선에서 지역구 선거연합이 간단치 않다는 것은 누구나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선거연합보다 역사성을 달리 해온 정당을 통합하는 게 더 쉽다는 생각은 정치를 잘못 이해하는 것이다. 단일화가 쉽지 않지만, 당면한 단일화가 어렵다고 해서 역사성을 달리하는 정당을 통합하는 게 더 쉽다는 것은, 정치를 너무 기능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그게 국민의 뜻이라면 과감히 마음을 비워야 한다. 그게 어려운 것은 양보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 아닌가. 서로 마음을 비우고, 어렵더라도 중앙 차원에서, 각 지역별로, 후보간에 다양한 방식으로 적극적인 단일화를 모색해야 나가야 한다.”

-진보신당 8월 당대회에서 진보통합이 승인되지 못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부결될 가능성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다. 이 길이 진보정치를 지지하는 국민들에게 책임지는 길이란 확신이 있고, 우리 당원들도 그 확신에 큰 차이가 없다. 다만 과거의 아픈 감정을 치유하고 정서적으로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을 뿐이지, 이 길이 진보정치를 지지하는 대중과 국민들에게 책임지는 길이라는 데 대한 믿음과 확신은 같다고 본다. 저희도 더욱 노력해야겠지만, 민주노동당, 시민사회를 비롯한 진보진영에서 이런 감정들이 제대로 추스려질 수 있도록 배려와 협조를 해주셨으면 한다.”

-진보통합에 실패하면 심 전 대표 등이 탈당할 것이란 얘기도 나오는데?

“진보신당 안에 새로운 통합을 통해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가야 한다는 흐름이 있고, 독자(파)는 존재하지 않는다. 독자(파)라고 주장하는 분들은 계급 정당으로서의 노동자 정당을 하자는 일부 흐름이나, 녹색사회당 같은 이슈 주제로 등대 정당을 하자는 흐름인데, 이것이 독자파로 얘기된다. 대다수는,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상처와 감정을 치유할, 정서적 공감대를 이뤄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저는 노선을 달리하는 대중적 진보정당의 길을 가지 않겠다고 하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충분히 이 길에 함께 갈 것이라고 본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과 2007년 대선 패배 사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울었다. 진보정치의 상징적인 대표성을 갖고 계신 분이고, 진보정치인들이 마음 속 깊이 갖고 있는 존경심에 어긋나는 분이 아니었다. 그런 생각을 다들 하고 있다. 감사드린다. 결정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뇌를 하셨을까…. 제가 분당 당시 혁신 비대위 위원장으로서, 민주노동당 혁신에 실패함으로써 분당에 이르게 된 책임의 당사자로서, 동병상련의 마음이다. 권 대표님의 뜻이 반드시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각오를 했다.”

-지난해 경기도지사 선거 때 후보 사퇴를 하고 유시민 참여당 후보를 지지했는데, 지금 진보통합과 적극적 연합정치의 관점에서 평가하면 어떠한가?

“지난 지방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 대한 책임을 강력히 묻는 선거였고, 어느 때보다 후보 단일화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높았다. 그런 정세일수록, 진보정치세력이 진보대통합으로 중심을 잡고 민주당과 적극적으로 선거연합을 했더라면, 진보정치가 한층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겠나 하는 안타까움도 갖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국민의 뜻에도 부합하고, 또 진보정치의 조직적 기반도 만들고, 진보정치 발전에 밑거름이 될 권력자원도 확보하게 됐더라면 좋았을 텐데 안타까움이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유시민 참여당 대표를 대선주자로서 평가한다면?

“지금 단계에서 드릴 말씀은 아닌 것 같다.”

-‘문재인 대망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민주개혁세력 내에 누구를 대선후보로 세울 것인가 하는 문제인데, 진보정당에서 지금 가타부타할 얘기는 아니다.”

-본인은 대선에 출마하나?

“새로운 통합정당을 성사시켜야 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 또 이후 진보정당이 수권정당으로 발돋움하는 과정에서 주어지는 일, 마땅히 감당해야 할 일은 무엇이든 해야 한다. 진보정치에 대해 무한책임을 갖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통합진보정당을 제대로 만들고 내년 총선에서 최소한의 교두보를 만들고 대선 이후 수권정당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권력작업을 하는 것인데, 제게 요구되는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자세다.”

글 이지은 김외현 기자 jieuny@hani.co.kr

사진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청와대, 한상대 위장전입 알고도 지명
CEO가 장악한 사외이사, 경영감시 ‘까마득
분석·준비 없이 동의안 처리만 열심? 한·미 FTA-국내법 충돌조사 4년째 안해
귀신창궐 ‘신기생뎐’…스타 작가는 못말려?
인권위, 표현의 자유 말하면서 내부 비판 직원은 ‘징계’
오비·하이트에 이어 ‘삼다수’ 맥주 나온다
박태환, 이번 여름도 부탁해~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