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실시되는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두고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이번 투표의 찬성과 반대를 선전하는 펼침막 사이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박종식 기자
‘정치적 의도 말려들라’ 무시
누리꾼 “나도 불출마” 패러디
누리꾼 “나도 불출마” 패러디
12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에 야권은 ‘관심 없다’는 반응이었다. 무시 전략인 셈이다. 자칫 무상급식 주민투표 참여를 높이려는 오 시장 의도에 말려들 수 있다고 경계하는 것이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우리는 오세훈 시장의 대선 불출마나 시장직 사퇴 등 어떤 것에도 관심 없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오 시장이 할 일은 주민투표 중단을 선언하고 수해복구에 전념하든지, 아니면 스스로 자격 없음을 인정하고 시장직에서 사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정 민주당 의원은 오 시장이 지난해 사실상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점을 들어 “재탕 불출마 선언”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5월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대권 행보’라는 의혹이 일자, 서울시장을 맡으면 임기 4년을 완주하겠다고 불출마 선언을 한 바 있다”며 “이번 불출마 선언은 효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트위터에 “(오 시장이) 나름 대선후보라고 생각해왔다는 건데, 그건 별 무관심”이라며 “이러고도 서울시장 계속 하실 수 있을지 궁금할 뿐”이라고 적었다.
나쁜투표 거부 시민운동본부도 ‘무시 전략’으로 대응했다. 애초 준비했던 반박 기자회견도 취소했다. 시민운동본부 관계자는 “누가 (오 시장이 대선에 출마할지) 물어봤느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주민투표를 청원했던 투표참가운동본부 쪽은 오 시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에 “구국의 결단”이라고 환영했다.
인터넷에선 오 시장의 선언을 비꼬는 대선 불출마 선언 패러디가 잇따랐다. 누리꾼들은 “나도 대선 출마 안 할 테니 성적 전교 1등이랑 바꿔주세요.” “대선 출마 안 할 테니 교사·공무원 정치적 자유 보장과 맞바꾸자!” 등의 ‘제안’을 쏟아냈다. 트위터에서 한 이용자(아이디 Letsbuysilver)는 “전혀 사귈 생각도 없는 남자한테 사귀자는 말도 안 했는데 차인 기분”이라고 씁쓸해했다. 김외현 권혁철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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