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한나라당 의원
“한나라당 집안싸움하느라 폐쇄적 조직 되니 국민실망”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15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와 관련해 “당내 계파 갈등 때문에 ‘내부 사람은 안 되고 바깥사람이 좋다’고 생각한다면 너무 답답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여론조사에서 서울시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나경원 최고위원과 당 안팎의 분들을 다 합쳐서 경선을 하면 될 일”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다음달 4일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 선출을 앞두고 친박근혜계 일각에서 나경원 최고위원에 대한 거부감을 보인 것을 지적한 것이다.
‘안철수 현상’에 대해서는 “안철수 교수가 대기업과 기존 정당에 대한 분노와 증오가 매우 강한 것 같다”며 “부정적인 인식만 갖고는 대안이 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정 전 대표가 명예이사장으로 있는 서울 신문로의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진행됐다.
-‘안철수 현상’을 어떻게 진단하나.
“우리 집사람이 안철수 현상에 대해 얘기할 때는 조심하라고 했다.(웃음) 안 교수의 국회 강연을 들어보니 “벤처업계 사기꾼들을 사형시켜야 한다”고 하고, 대기업에 대해서도 ‘약탈’이라는 표현을 쓰더라. 본인이 많이 시달려서 그런지 대기업과 기존 정당에 대한 분노와 증오가 굉장히 강한데, 그게 균형잡힌 시각인지 의문이다. 만약 선출직에 나와 정치활동을 하겠다면 변화해야 한다. 부정적인 인식만 갖고는 대안이 되기 어렵다.”
-안철수 현상을 바라보며 한나라당이 변화해야 할 점이 있다면.
“한나라당의 문제는 계파, 파벌로 갈라져 집안싸움 하느라 당의 체질이 산성화돼 있다는 점이다. 고질병이다. 정당이 열린 조직이 돼야 하는데 폐쇄적인 조직이 되니 국민들이 실망한다.”
-안철수의 등장으로 ‘박근혜 대세론’이 위협받고 있는데.
“‘안철수 신드롬’은 현 상황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다. 박 전 대표 지지자들 중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는 이 대통령을 반대하려고 찍는 사람도 많지만 앞으로 5년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를 본다. 앞으로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박 전 대표에 비해 정 전 대표의 강점은 무엇인가.
“남북관계를 포함한 외교안보와 먹고사는 문제인 경제 분야를 공부했고 경험도 했다. 국제 관계에 관심 갖고 연구하는 분들이 국회에 많지 않다.”
-남북관계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당내에서도 많은데.
“최근 홍준표 대표가 남-북-러 가스관이 남북관계에 큰 변화의 계기가 될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거다. 북한의 개혁·개방과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 핵무기를 지닌 채 우리를 두려워하지도 존경하지도 않는 북한과 평화공존은 불가능하다. 최소한의 자위수단으로 남한에 전술핵을 배치해야 한다.”
-서울시장 후보 선정을 두고 논란이 많다.
“상식적으로 하자. 당 내부 사람은 안 되고 바깥사람이 좋다는 생각이 당내 계파 갈등 때문이라면 너무 답답한 거다. 당에 있는 중요한 사람들이 모든 걸 자기중심으로 생각한다면 너무 지나친 거다. 여론조사를 보면 나경원 의원이 서울시민들한테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다. 나 의원이나 바깥 분이 계시면 다 합쳐서 경선을 하면 된다.”
-박 전 대표도 누가 후보가 되든 서울시장 보선을 적극 도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누구든지 한나라당 후보가 되겠다는 생각 자체가 큰 희생이다. 당에 영향력이 큰 분은 다 도와줘야 한다. 나도 당연히 서울 의원이니 도울 거다.”
인터뷰 황준범 송채경화 기자 jaybee@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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