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언론회관에서 보수 성향 단체들이 마련한 서울시장 후보 추대 기자회견에 참석해 수락 인사를 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29일 불출마 선언…“생각보다 지지율 안나온다”
보수단체들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추대한 이석연 변호사(전 법제처장)가 29일 불출마를 선언하기로 했다.
이석연 변호사는 28일 밤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추대 단체 모임인) 8인회의의 뜻을 존중해서 29일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출마 선언을 통해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무엇을 담을지 구상중”이라고만 말했다. 이 변호사는 한나라당과의 단일화 여부를 두고 줄곧 “정치 거래나 쇼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주요 추대단체 대표 7명은 ‘불출마설’이 전해진 이날 저녁 대책회의를 열고 “이석연 변호사의 불출마 뜻을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추대단체 쪽 이갑산 한국시민단체네트워크 대표는 “이석연 변호사가 불출마 의사가 확고한 것으로 보여 이를 수용하는 것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며 “(앞서) 이런 내용을 이 변호사와 만나 충분히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가 불출마로 가닥을 잡고 추대단체들이 이를 수용함에 따라 범여권 후보는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 1명으로 좁혀졌다. 지난 16일 출마 의사를 밝힌 이 변호사는 지지율 답보상태가 이어지면서 13일 만에 하차하게 됐다.
이 변호사가 ‘거취’를 고민하기 시작한 건 지난 26일께다. 이 변호사는 당시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나라는 상품이 서울시민에게 공감을 일으키는지 근원적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며 “생각보다 지지율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추대단체와의 갈등도 있었다. 이 변호사가 23일 정책공약을 발표하면서 무상급식 확대 의사를 나타내자 추대단체 일부가 “진심이냐”고 추궁하기도 했다고 보수단체 핵심 인사가 전했다. 이 변호사는 이후 “무상급식을 더 쟁점화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추대단체들은 한나라당과 29일 오후 국회에서 자유민주주의, 한-미 자유무역협정, 북한 인권, 복지정책 등을 주제로 ‘끝장 토론’을 열기로 했다. 보수단체는 한나라당의 변화를 요구하면서 나경원 후보 지지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 변호사는 “이 토론회도 이제 나와는 별도의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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