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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손학규 “박원순은 ‘더 큰 민주당’ 후보…마음 열어야”

등록 2011-10-09 16:44수정 2011-10-09 19:28

손학규 민주당 대표. 신소영 기자
손학규 민주당 대표. 신소영 기자
<한겨레> 인터뷰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략 등 밝혀
“한나라당 바뀌지 않는 한, 개인 인기로 힘 발휘못해”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9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원에 대해, “토목 건설, 겉보기 행정이라는 한나라당의 시정 철학이 바뀌지 않는 한, 개인적인 인기나 지지가 얼마나 힘을 발휘하겠느냐”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손 대표는 이날 <한겨레>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대중적 인기와 영향력을 현실적으로 인정한다”고 전제한 뒤, 이렇게 밝혔다.

 손 대표는 “미국 월가에서 금융자본의 횡포에 일반 국민, 서민들이 저항하고 있고, 이런 흐름이 도도하게 전세계적으로 밀려오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야권단일후보 경선에서 박원순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앞선 것 자체가 변화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와 열망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박원순 후보가 정당성을 갖는다”며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자들이 아직 마음을 열지 않고 있는데, 그걸 열도록 하는 게 나의 첫번째 과제”라고 말했다. 손 대표와의 인터뷰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동아시아미래재단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 서울시장 선거 

 - 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으로서 선거운동을 어떻게 이끌어 갈 생각인가?

  “선거운동 과정이 통합 과정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민주진보 역량을 총동원해서 통합의 길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승리의 길이고, 그 자체가 야권통합의 길이다. 물론, 저로서는 민주당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는 게 1차적 과제다. 박원순 후보가 야권단일후보가 된 것은 변화의 상징이라고 본다. 야권단일후보 경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박원순 후보가 앞선 것 자체가 변화에 대한 요구이고, 국민의 열망이다. 우리는 그것을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자들이 아직 마음을 열지 않고 있는 부분이 있다. 민주당 대표로서, 또 상임선대위원장으로서 그걸 열게 하는 게 저의 과제다. 그런 개념에서 결국 이번 박원순 후보를 당선시키는 것, 서울시장 선거 그 자체가 통합과 변화다.”

  - 왜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을 해야 하는지 한 마디로 설명한다면?

  “한 마디로 변화다. 오세훈 시장은 변화를 거부했다. 무상급식이라는 복지 시대를 거부한 것이다. 시대의 흐름은 복지, 보편적 복지다. 결국 한나라당도 무상급식에 무릎을 꿇었다. ‘복지 포퓰리즘’이라 폄하하며 비난했지만, 밀려서 결국 받아들였다. 시대의 변화에 대한 요구와 변화의 물결을 거역하지 못한 것이다. 민주당으로서는 가슴 아프지만 민주당 후보를 박원순 후보가 이긴 것도, 민주당의 변화보다 바깥의 변화 흐름이 더 거셌던 거다. 그러니까 겸허하게 수용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아직도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 변화의 내용은 기본적으로 민생이라고 본다. 그리고 국민이 주인되는 것이다. 월가의 시위를 보자. 금융자본의 횡포에 대해 일반 국민과 서민들이 저항한 것 아닌가. ‘이건 안 되겠다’는 흐름이 도도하게 전세계적으로 밀려오고 있고, 한국도 마찬가지다. 변화의 흐름 속에서 박원순 후보가 정당성을 갖는다고 본다.”


  - 한나라당은 고정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넘어설 수 있나? 선거 구도에 대해 설명해 달라.

  “물론 한나라당의 기본 지지층을 결코 무시하지 않는다. 아직까지 한나라당이 전체적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과 야권을 앞서는 현실을 냉정하게 인정한다. 그러나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변화의 물결은 같이 타고 있다. 민주당 스스로가 변화의 물결 앞에 겸손해야 한다. 변화의 물결을 함께 타면서 이끌어 나가기 위해 야권 민주진보진영이 통합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서울시정 뿐만이 아니라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 심판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 그 심판은 다른 게 아니다. 민생을 외면한 정책과 노선, 대기업과 특권층, 기득권층 편중의 정책 같은 것들을 일반 서민과 중산층이 거부하는 것이다. 민심의 이반이란 건 다른 게 아니다. 골목상권이 다 죽어가지 않나. 대기업, 재벌기업의 무차별적인 침탈이다. 중소기업, 자영업자, 영세상인, 심지어 순대집이나 피자집까지…, 이런 걸 거의 비판 없이 무차별적으로 시행해 왔고, 자유주의 시장경제라는 원칙 아래서 일반 서민의 생활은 관계없이 약육강식 정글의 논리를 그냥 방치하고 있었고 방조하고 있었다는 데 국민들이 저항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이 서울시장 선거의 핵심이라고 보여진다.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재보선 지원을 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서울시장 보선에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유세가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지?

  “박근혜 전 대표의 대중적 지지 인기가 상당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부정해선 안 된다. 그 자체가 박근혜 전 대표의 역량이고 파워라는 것도 인정한다. 박 전 대표의 영향력이 선거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고 힘을 발휘한다는 것도 인정하고 들어가야 한다.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성격이 뭐냐다. 개인의 인기를 바탕으로 한 지지나 지원이 일정하게 영향을 미치더라도,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서울 시민들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가의 문제다. (서울 시민들은) 사람이 중심 되는 서울시 행정을 바란다. 아직까지도 낡은 토목 건설을 중심으로 한다든가, 휘황찬란한 겉보기 행정이나 전시를 바라는 게 아니다. 그것이 바뀌지 않는 한, 개인적인 인기나 지지에 바탕을 둔 지원이 과연 얼마나 힘을 발휘하겠는가. 박원순과 나경원의 시정 철학이 중요하다. 서울시 행정이 무엇을 목표로 이뤄져야 하는가? 계속 이명박·오세훈 식의 전시행정, 토목행정인가, 아니면 이젠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사람에 대한 투자와 서울 시민의 행복이 시정의 근본적 목표가 돼야 하는가?”

  - 그런 면모를 드러내주는 박원순 후보의 공약이 있나?

  “박원순 후보가 제시하고 있는, 그리고 그동안 살아온 삶의 궤적과 실적이 무엇을 목표로 할지를 보여준다. 참여연대, 아름다운 가게, 희망제작소처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인이 되는, 그리고 실제로 시민들 생활에 구체적으로 보탬이 되는 일을 하나하나 추진했다. 바로 그것이 앞으로 제시될 공약의 밑바탕이다. 아름다운 가게처럼 서로 나누고, 희망제작소같이 구체적 시정에서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에 보탬이 되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시정 목표가 될 것이다. 그런 것에 비해 나경원 후보가 지금까지 표방한 것은, 오세훈 시장의 시정과 이명박 시장의 시정에서 벗어난 게 특별한 게 보이지 않는다. 또 한나라당 시장이 다시 탄생해서 세빛둥둥섬이나 광화문 광장을 어떻게 할지, 눈으로 보이는 토목을 위주로 한 데서 벗어난 다른 걸 볼 수 없는 것이 구체적으로 대비될 것이다.”

  - 박원순 후보가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민주당 일선 대의원·당원들이 소극적이라고 한다. 이들을 어떻게 움직일 생각인가?

  “우선은 박원순 후보가 ‘더 큰 민주당’의 일원이며, (그런 의미에서) 당원이라는 걸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데 일차적 목표가 있다. 당장 많은 민주당원들이 (박 후보가) 일단 단일후보가 되면 입당하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바로 그 때문에 우리 민주당원들이 좌절하고, 또 민주당의 자존심이 많이 꺾였다. 그래서 당 대표직을 사퇴했던 것이다. 그것(사퇴)은 단지 우리 민주당 아니면 안 된다는 민주당 집착주의가 아니었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런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자기 반성의 표현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런 자기 성찰 없이, 아무 일 없었던 듯 ‘그래 단일후보 됐으니 그렇게 하자’고 하면, 민주당의 변화도 이끌어낼 수도 없고 단일후보 승리도 이끌어낼 수 없다. 철저한 자기 반성이 있어야 했다.

  그러나, 우선 서울시장 선거 전열이 흐트러져서 바로 회복할 수 없고, 시간도 짧다는 요구와 당의 전체적 총의 때문에 다시 돌아와야 했다. 그 의미는 우리가 지금 현재 민주당에 자족하지 말고 더 큰 민주당을 만들자는 데 있다. 현재 민주당엔 박원순이 없지만, 더 큰 민주당엔 박원순이 있다는 것이다. 변화와 선거 승리는 한 가지 같은 사실의 다른 면이라고 생각한다. 사퇴를 철회하면서 바로 ‘현재의 민주당, 작은 민주당에 박원순을 굳이 끌어들이려 하지 말자, 박원순에게 입당 문제 자유를 주자’고 말하고, 그 다음날 박원순을 만나서 ‘박원순을 해방시켜주자’고 한 뜻은, 민주당과 박원순은 남남이 아니라 더 큰 통합되는 더 큰 민주당의 일원이라는 것이다. 현재의 민주당으로는 진다. (야권 단일화 경선에서) 보지 않았나. 더 큰 민주당이 돼야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권 교체도 할 수 있다. 더 큰 민주당으로 우리가 몸집을 불리는 데 박원순이 역할을 할 것이고, 이를 민주당원들에게 설득하는 게 일차 목표다.

  하지만 그것도 사람의 일이고, 조직의 관행도 있고 문화가 있는데, 당장 쉽게 되겠나. 그러나 내가 선대위 상임위원장을 맡아서 ‘(이번 선거는) 민주당 선거다, 박원순이 지면 우리가 지는 거다, 박원순은 당적 없지만 우리 당 후보다’라는 메시지 전달을 할 것이다.”

  - 박원순 후보 지원 유세는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같이 해야 한다. 선거법상 여러가지 제약이 있다. 민주당이 가진 여러 이점을 포기해야 하고 살릴 수 없는 게 있다. 현행 선거법상 자기 당이 후보를 내면, 국회의원과 시의원, 구의원은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박 후보 지원 유세는) 그게 안 된다. 일일이 등록해야 한다. 선거운동원은 숫자가 제한돼 있다. 연설도 그때그때 바꿔야 한다. 그런 어려움을 감내하고 박원순 후보를 입당 문제에서 해방시켜주자는 것은, 현재 민주당에 머무르지 않고 더 큰 민주당 통합으로 나아가기 위해, 다른 정당이나 시민사회 단체, 그리고 정당의 변화를 바라는 일반 시민들을 우리가 함께 포용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지금의 변화는 더 큰 민주 세력을 포용해서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다. 그것이 이번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다.”

  - 각 지역 시민운동가들이 민주당에 지역 선거대책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의하고 있다고 들었다. 각 지역 선대위 구성을 둘러싸고 일종의 주도권 싸움이 벌어지는 것 같은데, 그런 보고를 들었는지? 어떤 대책이 있는지?

  “알고 있다. 사람이 사는 사회이고, 정치 사회니까,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승리를 위해서 우리가 양보할 것 양보하고, 끌어안을 것 끌어안고, 설득할 것 설득하면, 다함께 잘 화합할 수 있다고 본다. 자칫 ‘다 이겨놓은 선거다’ 하면, 제사보다 젯밥에 정신쏟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그렇게 하면 선거 진다.”

  

■ 민주당 혁신 

 -지난 5일 사퇴 철회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할 일로 민주당의 혁신과 야권통합을 강조했다. 민주당 혁신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혁신이란 게 제도와 사람 아니겠나. 제도적 혁신의 큰 원칙은 국민과 함께 하면서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고 소통하는 게 돼야 한다. 기득권과 그 체제에 안주하지 않고 국민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제도적 변화를 가져야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에 들어오고자 하는 사람 있는데 제도로 막으면 안 되지 않나. 민주당 정책과 노선에 대해 국민의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데 그걸 닫아놓으면 안 된다. 현재 나와있는 개혁특위 안에 대해 그동안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고 지역위원장이나 국회의원들,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듣고, 각계 공청회도 했는데, 이를 수렴해서 이젠 본격적으로 국민과 함께하고 국민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소통할 수 있는 제도로 바꿔야 한다.

  인적 쇄신은 흔히 ‘물갈이’라 해서 거부감을 준다. 하지만 시대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에 문호를 더 열고 개방하는 일이다. 어차피 혁신과 통합이라는 것은, 단어가 둘이지 내용은 하나다. 서울시장 선거 과정 자체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통합의 한 과정이다. 이렇게 야권이 하나가 돼서 같이 움직이는 과정을 통한 통합 방향이나 형태를 우선 주목해야 한다.”

  - 민주당 개혁특위 안이 최고위원회의에 올라온 것이 7월이다. 3개월 동안 진전이 없다.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 생각인가?

  “재보선 과정 속에서 또 논의될 것이다. 늦어도 11월 중순 이전에는 해야 한다. 서울시장 선거와 당내 논의를 병행할 것이다.”

  - 4월 재보선 직후 인터뷰에서 인재영입위원회를 구성하고 직접 위원장을 맡겠다고 했다. 인재구성위원회는 구성했나? 왜 진척이 없는지?

  “고민이 있었다. 인재 영입과 통합이 상충하는 부분도 있고 해서 강력하게 추진하지 못한 면이 있다. 내가 위원장을 직접 맡기보다 외부에서 다른 분이 맡는 걸 모색하고 의논도 했다.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다. 이제는 앞으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민주당을 더 새롭게 한다는 차원에서 인재영입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 당 대표를 맡고 있는 동안 외부 인물 영입을 추진할 생각이 있나? 아니면 다음 대표에게 넘길 것인가?

  “지금 대표, 다음 대표 그러는데, 단절이 있어선 안 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모든 것을 연속성과 계속성을 갖고 해 나가야 한다.”

  -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있어야 들어오겠다는 사람도 있을텐데?

  “공천 보장 차원의 영입은 쉽지 않다. 그건 인재 영입의 기본 취지하고도 맞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가진 분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들어와도 당헌당규에 따라 공정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는 걸 서로 양해하면서 (영입이) 이뤄져야 한다. 경우에 따라, 특별히 모셔야 한다는 사람들은 최선을 다해서 공천 등에서 힘을 합치겠다는 얘기는 할 수 있다.”

  - 장충체육관 선거를 ‘정치와 정당의 변화에 대한 국민들의 열화와 같은 요구’라고 표현했는데, 이런 요구를 받아들여, 아예 민주당을 해체시키고 정계개편을 추진할 용의는 있는지?

  “지금 당면하고 추진하려 하는 야권 대통합이 바로 그것이다. 현재의 민주당에 안주하지 않고 민주당의 몸집을 크게 불려나가고, 그 과정에서 우리 민주당이 헌신과 희생을 가지고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할 때 민주당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 60년 전통에서 당명도 바뀌었고 이합집산도 있었지만 큰 줄기는 유지돼 왔다. 하지만 큰 줄기가 유지됐다 해서 60년 전 만들어진 민주당의 초기 모습이 그대로 똑같이 유지된 것은 아니다. 연속성과 변화가 함께 있었던 결과가 지금의 민주당이다. 전통과 법통을 계승하면서 변화를 추구하는 것, 이것이 통합 민주진보진영의 새로운 모습이다. 헌신·희생과 주도적 역할은 별개가 아니다.”

  - 서울시장 보궐선거, 정기국회 일정 등을 고려할 때 민주당 전당대회는 언제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는지?

  “현재 민주당 당헌상 대선에 출마할 사람은 12월18일 이전에 사퇴해야 하니까, 지도부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하나의 현실적 목표가 될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당대회와 통합을 어떻게 연결시키느냐다. 욕심같아서는, 이번 전당대회는 통합전당대회로 바로 연결되도록 추구하고, 그게 지금 현행 당헌당규와 마찰이 되면, 조화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 대략의 시기를 전망한다면?

  “12월 중순 정도가 되지 않겠나.”

  - 차기 당 대표는 어떤 덕목을 갖춘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지?

  “우리 사회와 정치의 가장 큰 과제가 변화와 통합이다. 민주당의 변화를 상징할 수 있고 이끌 수 있는 인물, 그리고 야권 통합을 주도할 수 있고,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기본 원칙이 있을 것이다.”

  

■ 야권통합  

- ‘혁신과 통합’의 야권통합 안은 보고받았는지? 받아들일 생각인지?

  “최종 완성된 것은 못받았다. 내용은 대강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그동안 얘기되던 것하고 실제 내놓은 것하고 일치하는지 봐야 한다. 또 그건 개인적으로 받는다 안 받는다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당내 검토와 일반적 민주진보진영의 전반적 여론도 들어야 한다.”

  - 야권통합은 어떻게 추진할 생각인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이 깨졌고,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통합이 깨졌다. 야권통합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진 것 아닌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통합이 안 되고, 또 민노당과 국민참여당의 통합이 불발되고 하는 것은, 크게 보아 야권대통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은 아니라고 본다. 그건 별개다. 오히려 이른바 ‘소통합’이라는 것을 야권대통합에 있어 1단계 또는 전단계라고 볼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를테면, 통합이라는 것이 노선과 조직의 통합이라 한다면, 민주노동당이 국민참여당과 통합을 하면 민노당이 민주당과 통합 못할 이유는 뭐냐. 참여당과 노선 통합을 할 수 있는데 민주당과는 통합이 안 된다고 하면 이해할 수 없는 측면이 있지 않나. 더 큰 차원에서 민주 진보진영이 새로운 사회의 건설을 위해 이명박 정부나 이 사회의 노선과 이념, 그 패러다임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보자고 했을 때, 거기서 이념적으로 부분적 차이가 있다고 해도 현재 갖고 있는 우리의 좁은 스펙트럼을 더 크게 넓힐 수도 있다. 민노당 안에도 각기 노선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민주당 안에도 다양한 노선과 정책이 공존하는 것이 현재 정당이다. 그런 걸 보면, 더 큰 차원에서 통합을 할 수 있다는 정신을 갖고 통합에 임해야 한다.”

  -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범야권의 승리가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야권이 민주당, 친노세력, 시민사회로 삼등분되는 것 아닌가? 이 세 그룹이 주도권 싸움을 벌이게 되면 통합이 어려울 것 같은데?

  “그런 염려는 항상 있는 것이다. 통합이라는 건 그런 갈등요소를 한데 묶는 것이다. 갈등요소를 그대로 독립적으로 놔두는 게 분열이다. 통합은 갈등요소를 한꺼번에 봉합하는 것이다.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크게 같은 것을 추구하자는 것이다. ‘혁신과 통합’은 현실적으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이해찬 전 총리를 중심으로 하나의 정치세력화한 상태다. 혁신과 통합, 민주당, 시민사회세력, 민노당, 진보신당 등이 하나가 되는 길을 찾자는 것이다.” 

  - 문재인 이사장, 이해찬 전 총리와 최근 만나서 야권통합을 논의한 일이 있는지?

  “이해찬 전 총리하고는 좀 전에, 한참 됐지만, 혁신과 통합의 논의 방향에 대해 얘기를 듣고,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와도 얘기를 했다. 문재인 이사장과는 구체적 방안에 대해선 이야기 하지 못했다.”

  -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과 직접 만나서 통합을 제의할 생각은 있는지?

  “간접적으로 입장을 타진하고 계속 교섭 논의를 진행해왔다. 통합과 관련해서는 이인영 최고위원이 민주당을 대표해서 교섭에 나섰고, 그쪽 입장을 알고 있다.”

  - 민주노동당을 직접 만나서 통합하자고 제의할 의향은?

  “앞으로 그런 장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그런 공식적 제의나 방안 이런 것들은 앞으로도 만들어 나가겠지만, 그런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 소통을 하는 과정은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서도 이룰 수 있다.”

  

■ 사퇴 철회 

 - 사퇴 의사 표명 때 많은 이들이, 손 대표 가까운 의원들조차 이해하지 못한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그게 뜻밖이었다고 생각하는 게 뜻밖이다. 정당 대표로 제1야당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 그것도 잠깐 있다가 쓰러지고 이런 정당이 아니고 한국의 야당, 민주정당의 전통을 이어받고 있는 정당으로서, 어쨌거나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했다는 건 우리 당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 거 아닌가. 그에 대해 당 대표가 책임지는 건 당연하다. 엄청난 일이 있는데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그냥 간다, 물론 제가 사퇴를 철회했지만, 워낙 그렇게(그건 아니라고) 생각을 했다.

  경선에서 패배를 하면 어떻게 할지는 미리부터 생각하고 준비했다.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어찌 보면 손학규답지 않은 마음을 갖고 경선을 지휘했다. 마음 속으로는 일종의 자괴감을 가지면서도, 그래도 민주당 대표로서 경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위법과 불법이 아닌 한에선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였다. 사퇴하기 전에, 그 다음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도 사전에 검토했다. 그 다음에 당권이나 지휘 체제가 어떻게 넘어가건, 내가 거기에 연연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민주당은 오랜 전통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떤 위기에도 충분히 살고, 지도부와 지휘 체계를 만들어 갈 것으로 생각했다.

  막상 사퇴를 하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혼란이 야기됐고, 민주당원들이, 특히 국회의원들이 의총에서 일치된 의견으로 (사퇴는) 안 된다고 했을 때, 의원들이 와서 문을 막고 했을 때, 그때 사실은 좀 답답했다. 의원들 총의로 당론·당명이다 그렇게 사퇴 철회 요구하는데, 그걸 버틸 수는 없어서, 기왕 빨리 정리하자 해서 (철회를) 했다. 제가 박원순 시장후보의 선대위 상임위원장을 맡았지만,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못했다는 충격에서 벗어났다는 얘기는 아니다. 지금은 더 큰 민주당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지, 민주당이 지금 이대로 좋은 게 좋은 거다 하며 가는 건 아니라는 거다.”

인터뷰/성한용 선임기자, 김외현 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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