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으론 미래 없다”
연말까지 결단 필요성 제기
“그의 스타일 아니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않아
박 전대표 새판 짤지 관심
연말까지 결단 필요성 제기
“그의 스타일 아니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않아
박 전대표 새판 짤지 관심
여권이 ‘박근혜 신당’론으로 술렁이고 있다. 아직 ‘논의’에 불과하지만, 여권의 확고부동한 대선주자이자 한나라당의 대주주인 박근혜 전 대표의 위상 때문이다.
‘박근혜 신당’론의 진원지는 친박계 내부다. 한나라당으로는 ‘박근혜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친박 진영의 한 핵심 의원은 13일 “한나라당으로는 무슨 일을 하더라도 국민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박 전 대표가 새 정당으로 새로운 출발을 해야 국민의 마음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의 한 의원도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정기조를 바꾸고 인사 쇄신을 하라고 해도 안 먹혀들지 않느냐”며 “한나라당 틀 안에서 당을 바꾸려 해도 친이계의 반발로 싸우는 모습만 보여주게 될 것이기에 당을 따로 만드는 것이 대선으로 가는 데 훨씬 낫다”고 밝혔다.
당내 친박인사들뿐 아니라 박 전 대표와 가까운 당 바깥의 인사들 사이에서도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얘기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친박계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신당이 불가피하며, 조만간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얘기가 박 전 대표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들은 박 전 대표가 깃발을 들면 친이 직계를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은 따라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위의 친박 인사는 “소장파들도 결국 따라오지 않겠느냐”며 “디제이가 1995년 민주당과 결별하고 국민회의를 만들어서 결국 성공했듯이 박 전 대표도 한나라당을 깨야 집권의 길이 열린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치 일정상 늦어도 올 연말까지는 결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친박계 중진인 홍사덕 의원이 최근 “홍준표 대표가 당 쇄신안을 놓고 이명박 대통령과 연말까지 담판해서 결론을 내야 한다”고 말한 것과 맥락이 닿아 보인다.
그러나 신당은 답이 아니라는 의견도 내부에서 강하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이날 “(신당론은) 실체가 없는 사실무근일뿐더러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잘못이 있다면 그것대로 평가를 받아야지 어렵다고 해서 간판을 바꿔다는 것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우린 그런 식으로 정치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친박계의 한 전략통도 “박 전 대표가 온몸으로 지킨 당을 스스로 깨는 것은 오히려 그가 강조했던 신뢰와 원칙의 정치에도 어긋난다”며 “일부 인사들이 신당 필요성을 제기하는 이유는 이해가 되지만 박 전 대표가 신당을 꾸리는 것은 그의 스타일이나 정치 이력상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소장 개혁파에 속하는 수도권의 한 의원도 이날 “박 전 대표가 이회창 총재 시절 탈당하고 나갔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어 다시 그런 모험을 할 것 같지는 않다”며 “박 전 대표가 신당을 해도 따라갈 명분이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당장 신당 쪽 손을 들어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신당을 만드는 게 한국 정치에서 오히려 식상해, 한나라당을 리모델링하는 쪽보다 리스크가 더 크기 때문이다. 친박계의 한 전략통은 “신당론이 지닌 뜻이 장하기는 하지만 똑같은 사람으로 신당을 만든다고 해서 국민이 감동하겠느냐”며 “박 전 대표는 과감하게 결단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을 직접 접수해야 한다는 견해에도 박 전 대표는 관심을 두는 것 같지 않다”며 “지금처럼 당 지도부 바깥에서 자신의 정책을 알리는 대선 행보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정현 의원이 이날 “실명을 걸고” 신당 반대론을 강하게 피력한 것도 박 전 대표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하지만 친박계의 한 재선 의원은 “박 전 대표나 한나라당이 처한 근본적인 위기 상황에서 신당론이 나온 만큼 박 전 대표가 성급하게 가부간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소장파가 요구한 당 쇄신안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답변 등 상황을 보면서 최종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신당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일차적인 생각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일을 맞아 14일 찾는 구미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종철 선임기자 phillkim@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노숙인 야구방망이로 위협해…‘소설 같은 조서’로 거리서 ‘범인 만든’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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