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도부 구성 한발 앞으로=김수한 새누리당 선거관리위원장(오른쪽 둘째)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대표최고위원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새누리당 전당대회(5월 15일) 선거관리위원회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이한구 “그 양반이 말하는 경제민주화가 뭔지”
김종인은 “헌법개념 구분 못하는 사람” 반격
김종인은 “헌법개념 구분 못하는 사람” 반격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친박 지도부 내정설’과 친박계 내 갈등에 대해 “있지도 않은 얘기를 지어내 당을 해친다”고 강력히 경고했지만, 친박계 내부의 불화가 이어지고 있다. 친박 보수파로 분류되는 이한구 의원이 26일 라디오에 출연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을 “그 양반”이라고 칭하며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이다. 이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김 전 비대위원을 가리키며 “그 양반이 말하는 경제 민주화의 구체적인 내용이 뭔지 밝힐 필요가 있다”며 “제가 아는 한 그걸 아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그는 “경제 민주화는 추상적인 용어다. 민주주의도 구체적인 내용에 들어가면 굉장히 다양하듯 경제 민주화도 의견 차이가 많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비대위원이 최근 이 의원에 대해 “경제 민주화의 뜻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한 반격이다. 이 의원은 김 전 비대위원이 친박계 일부 의원들을 겨냥해 “박 위원장에게 잘못 보일까 봐 직언을 잘 못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도 “그 양반은 모르는 게 없는 분 같다. 사생활을 내내 따라다니지 않고 어떻게 다른 사람이 직언을 하는지 안 하는지 알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비대위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이런 식으로 하면 박 위원장에게 좋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민주화가 어떻게 추상적인 개념인가”라며 “헌법 119조 1항과 2항의 개념을 구분도 못 하는 사람이다. 이러쿵저러쿵 말하고 싶지도 않다”며 감정의 골을 드러냈다. 헌법 119조 1항은 시장경제의 자율성에 대한 내용을, 2항은 경제 민주화를 위한 대기업 규제의 내용을 담고 있다.
친박계 내의 세력 다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게 당내 평가다. 박 위원장의 비서실장이었던 진영 의원이 친박계의 ‘인의 장막’에 회의를 느끼고 ‘비박’으로 돌아선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다. 당 관계자는 “일부 친박 핵심들이 자신들을 위협하는 친박 의원을 경계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 과정에서 몇몇 의원들이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경제 민주화’ 등 정책 노선을 두고 유승민·이혜훈·구상찬 의원 등을 주축으로 하는 ‘친박 개혁파’와 최경환·이한구·서병수·유정복 의원 등의 ‘친박 보수파’가 갈등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개혁파 쪽에서는 “박 위원장이 측근들에 둘러싸여 제대로 된 보고를 받지 않고 쓴소리도 듣지 않으려 한다”고 해왔다. 최경환 의원의 경우 본인의 강력 부인에도 불구하고, 4·11 총선 공천과 차기 지도부 구성의 밑그림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친박 지도부 내정설’에 대해 박 위원장이 지난 25일 “언론 플레이”라고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을 두고도, 당내에는 “박 위원장이 양쪽을 꾸짖으면서도 결국 최 의원 손을 들어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친박 지도부 내정설은 ‘강창희 국회의장, 황우여 당 대표, 서병수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 최경환 사무총장’을 내용으로 한다. 더구나 개혁파의 경우 이번 총선에서 유승민 의원만 원내 재진입에 성공해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 친박 개혁파는 대체로 수도권 여론에 민감하며 당의 외연 확장에 적극적인 편이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은 “경제 민주화는 물건너갔다. 옛날 한나라당으로 돌아갔다. 친시장주의자들이 다 에워쌌다”며 “경제 민주화를 정강·정책에만 넣어놓고 실천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박 위원장이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 같다”며 “계속 저렇게 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쟤는 전교 왕따래” 학교 달라도 금세 소문
■ “네 말은 못 믿겠어” 112 녹취록에 ‘그놈 목소리’ 있었다
■ 정세균 “박근혜, 상대하기 쉬운 후보일 수 있다”
■ 귀한 동강할미꽃 찾아갔더니 ‘댕강’
■ 나와 친해지고 싶어 왕따시켰다는 반장
■ “쟤는 전교 왕따래” 학교 달라도 금세 소문
■ “네 말은 못 믿겠어” 112 녹취록에 ‘그놈 목소리’ 있었다
■ 정세균 “박근혜, 상대하기 쉬운 후보일 수 있다”
■ 귀한 동강할미꽃 찾아갔더니 ‘댕강’
■ 나와 친해지고 싶어 왕따시켰다는 반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