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통합진보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와 인터뷰하던 도중 누군가와 전화를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진보당 가입해 구태 바꾸자”…‘진보 시즌2’ 공감
“국민 눈높이로 진보운동” 당 누리집·트위터서 지지
“국민 눈높이로 진보운동” 당 누리집·트위터서 지지
비례대표 경선 부정 및 폭력사태 이후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던 통합진보당이 의외의 곳에서 새로운 동력을 얻고 있다. 통합진보당에 가입해 낡은 구태를 바꾸자는 ‘진보 시즌2’ 운동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 평범한 시민들이 통합진보당의 주도권을 장악하자는 뜻에서 ‘오큐파이(점령) 진보당’ 운동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졌다.
15일 통합진보당 누리집에는 “통합진보당에 가입해 (평범한 시민들이 당원의) 과반수를 구성해, 당권파의 전횡을 막아보자”는 시민들의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달빛을 꿈꾸는 하루살이’라는 아이디의 시민은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진정한 진보가 실현됐으면 하는 마음에 (진보당에 새로) 가입했다”고 밝혔다. 또다른 누리꾼 ‘광복군’은 “지금 사태에 대한 분노를 넘어 당원으로 가입했다. 나도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 당 중앙위원회 폭력사태 직후 참담함과 절망감을 표현했던 시민들이 며칠 지나지 않아 진보정당 개혁의 주역이 되겠다고 팔 걷고 나서는 형국이다.
다른 사람들도 인터넷 게시판·트위터 등을 통해 진보 시즌2 지지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밝은세상’이라는 아이디의 누리꾼은 “지금은 진보의 위기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진보정치를 확립할 수 있는 기회”라고 인터넷 게시판에 썼다. 한 트위터 사용자(@aha****)는 “당권파가 아닌 국민파·상식파가 통합진보당을 점령합니다. 시즌2 기대해주세요”라고 했다. 또다른 트위터 사용자(@bulko****)는 “진보 시즌2 운동이 먹물만이 아닌 민중들 삶 안에서 우러나오는 교감어린 연대의 정치가 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 13일 정태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진보 시즌2 운동에 진보진영 인사들도 적극 화답하고 있다. 지난해 판사 재임용에서 탈락한 후 입당한 서기호 통합진보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14일 저녁 자신의 블로그에 “지금 사태는 진보의 씨가 말라버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미래형 진보, 진정한 진보정당 운동이 시작되고 있다고 본다”고 썼다. 이어 “미래형 진보는 정치·정파 논리가 아니라 건전한 상식을 갖춘 국민의 눈높이로 하는 진보정치”라며 “당권파의 폭력사태가 오히려 중간자적 입장에 있던 사람들도 용기있게 나설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도 최근 한 인터넷 언론 기고를 통해 “낡은 진보를 무덤으로 보내고 미래형 진보를 만들어내자”고 제안했다. 소설가 공지영씨 등 트위터 공간에서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유명인들도 관련 트위트를 인용(RT)하면서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런 흐름에 대해 통합진보당 내부에서는 “절망적인 상황을 반전시킬 기회가 왔다”는 분위기다.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후보였던 조성주(34) 전 청년유니온 정책팀장은 “시민들이 진보정당에 걸었던 기대가 이 정도로 컸다는 사실을 깨닫고 모두 놀라워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열망에 답하기 위해서라도 당 분위기를 수습하고, 진보 시즌2 운동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 당원들이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 철회 의사를 밝혔던 민주노총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진보당을 탈당해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에 나설지, 아니면 재창당에 가까운 전면적 쇄신에 나설지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신당 창당이 현실적으로 큰 힘을 발휘할 수 없으므로 기존 통합진보당을 쇄신해야 한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통합진보당은 더이상 진보정당이 아닌 만큼 결별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도 있다. 민주노총은 17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다룰 것으로 보인다. 이경미 김소연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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