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자들이 26일 오후 전남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광주·전남·전북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들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문수, 안상수, 박근혜, 임태희, 김태호 후보.
광주/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지지자들 입장때부터 이름 연호해
박 후보 “겁나게 반갑습니다” 화답
박 후보 “겁나게 반갑습니다” 화답
“박근혜! 박근혜!”
누군가 선창한 것도 아니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었다. 잠깐씩 짬만 생겨도 청중들은 박수를 치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의 이름을 연호했다. 26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선 경선 첫 합동토론회는 ‘박근혜 후보만을 위한 자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 듯했다.
오후 2시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는 3000명가량의 당원·지지자들이 참석했다. 각 후보들이 등장할 때 나온 박수와 함성 소리만 비교해도, 박 후보의 위세는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다. 다른 후보들이 연설 도중 박 후보를 비판하며 목소리를 높이면, 일부 청중들을 제외한 대부분은 입을 닫은 채 부채질만 했다. 35℃ 안팎을 넘나드는 빛고을 광주의 무더위 속에서 뜨겁게 결집된 것은 새누리당세가 아닌 박근혜 후보의 지지세였다.
“겁나게 반갑습니다”라는 호남 사투리로 연설을 시작한 박 후보는 “호남도 아니고, 영남도 아니고, 대한민국이다. 반쪽짜리 대한민국이 아니라 100%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애초 준비한 연설문 마지막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저에게 ‘국민 화합의 최적임자’라고 말씀해 주셨다”고 적혀 있었다. 그러나 연설 문장이 끝날 때마다 관중의 연호가 길어진 바람에 읽지 못했다.
박 후보는 “어디를 가나 (국민이) 어렵다고들 하는데 정치는 이런 국민의 삶은 제쳐놓고 과거와 싸우고 비방과 네거티브를 하느라 바쁘다”며 ‘5·16은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했던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을 ‘민생과 무관한 비방’으로 규정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이학재 비서실장과 함께 망월동 5·18묘역을 방문하기도 했다.
다른 후보들은 박근혜 후보의 역사 인식을 문제삼으며 대립각을 세웠다. 김문수 후보는 박 후보를 겨냥해 “대통령 되기 전부터 불통이요 먹통이다. 대통령이 되면 ‘불통령, 먹통령’이 될 것”이라며 “국민은 군림하려는 귀족 후보는 선택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김 후보의 홍보 동영상에서 과거 청와대 시절 자신의 사진, 5·16 쿠데타 시기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모습 등이 나오자 표정이 굳어지기도 했다.
김태호 후보는 연설에서 “젊은이들은 새누리당이 답답하고 구닥다리라고 말하는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는커녕 잘못된 역사 인식으로 젊은이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며 “쿠데타는 쿠데타이고 혁명은 혁명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태희 후보는 ‘광기’, ‘역사파괴’ 등의 용어로 박 후보를 비판하며, “50%가 지지한다며 5·16 쿠데타가 옳다고 얘기한다. 이런 역사파괴적 발상으로 어떻게 대한민국을 열어갈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광주/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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