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로 돈 전달한 것”
“도와달라 부탁한 것”
“그 때 돈 아끼려 했다”
조씨와 말맞추기도 허술
“도와달라 부탁한 것”
“그 때 돈 아끼려 했다”
조씨와 말맞추기도 허술
새누리당 공천 금품수수 의혹의 당사자인 현영희 의원과 전달자로 지목된 조기문 전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이 계속 말을 바꾸면서, 아귀가 안 맞는 내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두 사람은 의혹이 불거진 직후부터 돈을 주고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해왔다. 그런데 조씨가 지난 4일 검찰 조사에서 현 의원의 수행비서 정아무개씨에게 3억원이 아니라 500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뒤 현 의원도 기존 태도를 뒤집었다. 현 의원은 7일 “당시 홍준표 대표 지역 특보인 조씨가 서울에 올라간다고 해서 활동비 조로 500만원을 전달하라고 심부름을 시켰는데, 정씨가 이를 3억원으로 둔갑시켰다”고 주장했다. 현 의원과 조씨가 말을 맞췄다는 의혹이 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조씨는 14시간에 걸친 검찰의 2차 조사를 받고 난 뒤인 8일 새벽 1시15분께 기자들을 만나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지난 3월15일 서울역에서 돈을 전달한 정씨를 만났느냐는 질문엔 “(돈을 전달한 정씨를) 안 만났다”고 답했고, ‘돈을 받았느냐’는 질문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조씨는 검찰에서도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의원의 말도 오락가락한다. 우선 500만원을 준 이유가 ‘자발적 선의’에서 ‘공천 관련 활동비’로 변한다. 7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선 “지역에서 알고 지내던 사람이 상경하다 보면 여기저기 쓸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선의로 돈을 전달했지, 공천헌금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언론엔 “(돈을 받은 의혹을 받는) 현기환 전 의원이 (공천) 심사위원이 된 이후 너무 안면을 바꾸고 전화를 안 받고 꺼놓아 섭섭함을 느끼던 차에 조씨에게 도와달라고 부탁을 했다”며 관련 경비로 돈을 줬다고 말했다.
현 의원은 또 언론인터뷰에서 “(예비후보 때) 돈을 아끼려고 사무실을 최소한의 직원으로 운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돈을 아끼려고 노력했다는 그가 ‘선의’로 조씨에게 500만원을 줬다는 건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또 새누리당 이정현·현경대 전 의원에게 “어려운 곳에 출마해 도와주고 싶었다”며 차명으로 후원금을 보냈다는 주장과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더구나 현 의원은 한 언론에서 이 돈을 나중에 조씨에게서 되돌려받았다고 주장했다. ‘선의’라면 돈을 돌려받을 이유론 부족하다. ‘공천 관련 활동비’라면 비례대표 후보 순번 25번을 받은 상황에서 더더욱 돌려받을 이유가 안 된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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