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나쁜 대통령” 그 뒤 5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1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김해/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뉴스분석 대통령후보 첫날
오전엔 아버지, 오후엔 노무현…박근혜 ‘참배 정치’
‘통합 명분’ 중도층 흡수 전략
5·16 미화-장준하 의혹 일축…
반쪽 역사인식, 진정성 논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행보가 처음부터 파격적이다. 박 후보는 후보로서의 첫날인 21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앞서 오전에는 국립현충원의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새누리당과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있는 민주진보진영의 상징적 인물이다. 특히 김 전 대통령과는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 표명과 박정희 기념관 건립 지원 등을 주고받으며 관계 개선을 상당히 이뤘지만, 노 전 대통령과는 화해하지 못했다. 오히려 2007년 1월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4년 중임 대통령제 개헌을 제안했을 때 박 후보가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상일 대변인은 이날 행보에 대해 “후보 수락연설에서 밝혔던 국민 대통합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명분은 ‘100% 대한민국, 국민대통합’이지만, 중도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선 캠프에서 정치발전위원으로 일했던 이상돈 교수는 “보수정당의 후보가 진보개혁 지도자들의 묘역을 참배하는 것은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진전”이라며 “일부에서는 ‘쇼’라고 비판할지 몰라도 중도층 국민은 박수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5·16 군사쿠데타 등 어두운 과거사를 미화하는 역사인식을 여전히 보이고 있어, 파격 행보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유력 정당의 대선후보로서 과거와 아버지 문제를 객관화하지 못하는 것은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박 후보는 5·16의 성격과 정수장학회 문제,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 등 그동안 제기된 사안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보여왔다. 5·16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한발 물러서긴 했지만, “교과서에도 군사혁명부터 군사정변, 쿠데타로 다르게 기록되고 있고, 국민들 생각도 다양하다”며 정확한 평가를 회피하고 있다. 장준하 선생 의혹에 대해서도 “이전 정권에서 다 조사하지 않았느냐”는 태도다. 전날 후보 수락 뒤 기자회견에서는 “과거로 자꾸 가려고 하면 끝이 없다”며 ‘미래’를 가리켰다. 하지만 지도자로서 과거 독재정권 평가는 무시한 채, 현재의 보수·진보를 아우르겠다고 나서는 것은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선거 전략을 위한 한시적 제스처로 비판받을 수 있다. 또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과거’를 덮자는 것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이 주장하는 논지와 비슷하게 들리기도 한다. 대선주자로서 아버지 시절의 과거를 객관화하는 능력을 결여한 점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역사학자인 전우용 박사는 “개인으로서야 아버지 박정희를 지킬 수 있겠지만, 공인으로서는 엄격하게 공과를 따질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인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도 “박 후보는 한 개인이 아니다”라며 “공인으로서 아버지 박정희를 객관화할 수 있어야 국민들로부터 수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철 기자 phillkim@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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