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억5천만·올해 6억원 증액
MBC노조 “김재철, 친박 줄대기”
MBC노조 “김재철, 친박 줄대기”
정수장학회가 <문화방송>(MBC) 기부금을 증액받아 ‘박정희 사진집’ 출간 준비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8일 발매되는 <한겨레21> 931호는 2011년 문화방송이 (대주주인) 정수장학회에 대한 기부금을 기존 20억원에서 21억5000만원으로 1억5000만원 늘린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또 문화방송은 올해 5월 이사회에서 정수장학회 기부금을 27억5000만원으로 다시 6억원을 늘려, 지난 6월과 9월 각각 13억7500만원씩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1992년 3억5000만원이었던 문화방송의 정수장학회 기부금은 매년 증액되다가 정치권에서 기부금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른 뒤, 2004년부터 2010년까지는 20억원으로 고정됐다. 그러다 2010년 김재철 사장이 취임한 이후, 다시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렇게 늘어난 기부금의 사용처도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해 정수장학회는 ‘박정희 사진집’ 출간에 1억원을 들였는데, 출판사의 애초 요액이 1억5000만원이고, 문화방송의 기부금 증액분이 1억5000만원이어서 연관성을 의심받고 있다. 지난해 9월 이사회를 통과한 이 사진집 제목은 ‘사진과 함께 읽는 대통령 박정희’이며 현재 출간을 준비중이다. 정수장학회 쪽은 정관에 장학사업 이외에 ‘국가사회 발전에 크게 공헌한 인물의 업적 연구 및 선양사업 장려금 지원’도 명시돼 있다며 박 대통령의 사진집 출간을 “장학회의 정상적 사업”이라고 말했다.
야당과 문화방송 노조 쪽은 김재철 사장의 로비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용마 문화방송 노조 홍보국장은 “이명박 대통령 측근인 김재철 사장은 박근혜 후보 쪽에는 인맥이 별로 없어 친박에 줄을 대려 애써왔다”며 “지난해와 올해 늘어난 정수장학회 기부금은 (정치) 보험 성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사실상 ‘김재철 방패막이’에 나섰던 것도 같은 맥락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문화방송 쪽은 “영업이익 증가 등을 고려해 2011년과 2012년도 (정수장학회) 기부액을 책정했다”고 해명했다.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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