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투표일을 43일 앞둔 6일 저녁 단둘이 만나 ‘대선 후보 등록일(25~26일) 전까지 단일화를 이뤄내겠다’고 합의했다. 두 후보는 또 정치개혁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기로 하는 등 7개의 공동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저녁 6시부터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배석자 없이 만나 1시간15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두 후보가 이날 회담 뒤 발표한 합의사항을 보면, 향후 진행될 단일화 협상에 대한 구체적인 절차는 없지만 ‘인물 연대를 뛰어넘은 가치 단일화’에 대한 공감, 향후 단일화 일정, 이를 위한 협상창구 개설 등 손에 잡히는 결과물을 두루 담고 있다.
두 후보는 후보등록 이전까지 단일후보를 결정하기로 합의한 것 외에 양쪽 지지자들을 모아내는 국민연대와 정당혁신, 정권교체 방향 등을 포함하는 ‘새정치 공동선언’을 발표하기로 합의했다. 공동선언문 작성을 위해 두 후보 쪽에서 각각 3명씩 참여하는 실무팀이 가동돼 공동선언을 발표하는 날 두 후보가 다시 만나기로 했다.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서명운동 등 캠페인도 함께 벌여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두 후보는 이날 시작된 단일화 논의가 정치혁신을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두 후보는 합의문에 “엄중한 시대상황에 대한 인식, 국민의 고단한 삶과 형편, 정치혁신에 대한 국민의 요구에 대해 인식을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새 정치와 정치혁신이 필요하며, 정치혁신의 첫걸음은 정치권이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또 “단일화를 추진하면서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국민의 뜻만 보고 가야 하며, 이를 위해선 국민의 공감과 동의가 필수적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확인했다. 두 후보는 또 “정권교체를 위한 단일화, 가치와 철학이 하나 되는 단일화, 미래를 바꾸는 단일화의 원칙 아래, 새누리당의 집권연장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아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양쪽의 지지층을 모두 흡수할 수 있는 단일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회담 뒤 합의사항은 문 후보 쪽의 박광온, 안 후보 쪽의 유민영 대변인이 공동으로 발표했다. 박 대변인은 “두 후보가 막힘없이 서로의 견해를 밝히고 마지막에도 이견 없이 합의문을 작성했다”고 전했다. 유 대변인도 “두 후보가 워낙 잘 합의를 해놓았기 때문에 회담 뒤 대변인들은 후보의 구술을 정리해 확인하는 수준으로 발표문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회담 시작에 앞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성의있게 논의해 빠른 시일 안에 국민들께 기쁜 소식을 전해드리겠다”며 “욕심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도 “오늘 만남이 민생을 살피는 새로운 정치의 첫걸음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석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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