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후보-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박근혜, 김종인 만난날 무슨 일이
김종인에 면담 요청한 박후보
경제민주화 반대 인사 9명 데려가
로비발언에 거친 항의
독대라 생각한 김종인 당황
“내 입장 다 말했다, 선택은 후보가…” “주변에 사람이 많으니까 박근혜 후보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고, 로비도 있고 하니까….”(9일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채널에이(A)> 인터뷰) “내가 로비를 받을 사람이냐. 15년 동안 정치하면서 한 번도 로비를 받은 적이 없다.”(11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서울시내 한 호텔)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와 ‘경제민주화의 아이콘’으로 영입된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의 갈등이 막바지까지 치달았다. 대기업의 기존 순환출자분 처리 여부를 놓고 박 후보와 갈등해온 김종인 위원장은 11일 박 후보 쪽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박 후보와 단둘이 얘기할 마지막 자리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약속 장소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당황했다. 박 후보는 황우여 대표, 진영 정책위의장, 서병수 사무총장, 김무성 총괄선거대책본부장, 권영세 종합상황실장, 이정현 공보단장, 이학재 비서실장, 안종범·강석훈 의원(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 등 측근 9명을 대동했다. 이들 가운데 김 위원장의 경제민주화 방안에 찬성하는 이는 거의 없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순환출자 기존 의결권을 제한하는 데 돈 안 든다. 이건 영향을 받는 곳이 삼성, 현대 두 곳밖에 없다. 경제를 똑바로 가게 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한다”고 박 후보를 설득했다. 박 후보가 8일 경제 5단체장과 만난 자리에서 “(기존 출자분을 해소하려면) 큰돈이 들어가니, 기존 순환출자 부분은 기업 자율에 맡기는 게 적절하다”고 말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박 후보에게 김 위원장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권영세 실장도 “로비 받았다, 이런 말씀은 너무한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10 대 1의 만남은 1시간쯤 이어졌다. 끝날 무렵 김 위원장은 “4시 반에 선대위 회의가 있으니 오라”는 통보를 받았다. 김 위원장은 회의에 가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다음날인 12일 당사에서 열린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했다. 그는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한 채 지인들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한다. 수여식 뒤 ‘결별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결별이 그리 간단하겠느냐”고 답했다. ‘공약은 어떻게 되느냐’는 물음에는 “공약은 후보가 스스로 판단해 결정하는 것 아닌가. 나는 내 입장을 다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택할 수 있는 카드는 마땅치 않다. 경제민주화에서 경제성장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박 후보와는 생각도 멀어지고, 서로 불신이 쌓여 마음도 멀어지고 있다. 스스로 ‘토사구팽’이란 말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명예퇴진 길이 열려 있는 것도 아니다. 공개적으로 결별하면 ‘선거를 망치려 든다’는 비난을 피하기도 어렵다.
16일 경제민주화 공약을 발표할 예정인 박 후보 쪽은, 김 위원장의 ‘돌발 행동’을 우려하며 ‘의견 조율’을 제안하는 등 김 위원장의 마음을 돌리려 애썼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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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대표, 진영 정책위의장, 서병수 사무총장, 김무성 총괄선거대책본부장, 권영세 종합상황실장, 이정현 공보단장, 이학재 비서실장, 안종범·강석훈 의원(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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