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민주통합당 당대표 후보가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 사진)이용섭 민주통합당 당대표 후보가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경호기자 jijae@hani.co.kr
29.9%.
민주통합당의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1~2일 실시한 ‘권리 당원’ 사전 전화응답 투표율은 30%도 넘지 못했다. 지난해 총·대선 패배 이후 무기력함을 보인 민주당을 향한 싸늘한 당심을 보여주는 수치다. 국민적 관심까지 떨어져 있지만, 이번 전대에서 뽑힌 새 지도부는 10월 재보선, 내년 6월 지방선거 등에서 제1야당의 재도약을 도모하는 임무를 부여받는다. 또 신당 창당을 고민하는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야권 재편에 나설 경우, 민주당의 중심을 잡아내는 리더십도 보여줘야 한다.
이런 막중한 책임을 떠안는 새 지도부가 4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전대에서 선출된다. 당원 사전 전화투표 30%와 국민 여론조사 20%, 전대 당일 대의원 현장투표 50%를 합쳐 대표 1명과 최고위원 4명을 뽑는다.
대표 경선은 지역구가 서울인 ‘비주류 4선’ 김한길 의원과 지역구가 광주인 ‘범주류 재선’ 이용섭 의원의 2파전으로 치러진다. 두 사람 모두 계파 패권주의 청산을 얘기하고 있지만, 김 의원이 당선되면 당권이 친노무현계·주류에서 비주류로 이동하게 된다. 반면 이 의원이 대표가 되면 범주류의 당권 연장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당에선 경선 초반부터 ‘김한길 우세론’이 형성됐으나, 이 의원이 추격하면서 판세가 혼전상태라는 관측들이 나온다.
어떤 계파에도 속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온 김 의원은 계파 청산을 통한 ‘독한 혁신’과 ‘경험 많은 안정된 리더십’을 강조한다. 그는 3일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이 직면한 위기를 돌파할 정치력·전략을 갖춘 리더십, 경험에 기초한 안정된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다만 열린우리당 시절에 원내대표를 지낸 김 의원도 새 리더십을 보여줄 새 얼굴이 아니라는 시각과, 경선 기간에 당 혁신안을 또렷하게 각인시키지 못했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이 의원에 비해 안철수 의원 쪽과 연대에 좀더 적극적인 것으로 비쳐지고 있어, 당원들이 어떻게 판단할지도 주목된다.
이 의원은 ‘강한 민주당’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정당’등을 내세웠다. 그는 올해 연말 당원들에게 ‘대표 재신임’을 묻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그는 “민주당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강도높은 혁신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범주류로 분류되는 그는 민주당 바닥에 흐르는 지난해 총·대선 패배에 대한 친노·주류 책임론과, 재선의원인 그가 대표급으로서 중량감이 다소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들을 넘어서야 한다.
친노 핵심 인사인 문성근 전 대표권한대행이 전대를 하루 앞두고 탈당 의사를 밝힌 것도 막판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을 모은다. 문 전 대행의 탈당배경에 비주류의 지나친 공세가 있다고 여기는 당원들이 이 의원 쪽에 결집할 수도 있다는 견해와, 당이 어려울 때 탈당하는 친노 인사의 행태에 반감을 가진 당원들의 표가 김 의원한테 모일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린다.
4명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엔 윤호중·우원식·안민석·신경민·조경태·양승조·유성엽 의원이 출마했다. 이번 전대에선 민주통합당과 민주당으로 혼용하던 당명을 민주당으로 통일하고, ‘복지와 선순환하는 성장’ 등 경제성장 개념을 보완하고 ‘실질적 무상의료 실현’ 등의 문구를 삭제한 강령·정강정책 개정안도 의결한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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