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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정권 바뀔 때마다 교과서 바뀔 것” 비판

등록 2014-01-10 20:17수정 2014-01-13 15:54

‘편수국 부활’에 쓴소리

하태경 의원 “싸움에서 지니까 공권력 동원하겠다는 소리”
이상돈 교수 “뉴라이트 학자 몇몇이 만들면 역효과만 커”
교육부가 18년 만에 교과서 편수조직을 부활시키기로 하면서 국정교과서 체제로의 역주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당에서도 나오고 있다. 왜곡·부실로 촉발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 불발에 대한 진단과 처방 모두 잘못됐다는 것이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10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여당 지도부가 제기한 국정교과서 전환론에 대해 “그렇게 되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과서를 바꾸자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반대했다. 하 의원은 이날 아침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국정교과서 전환은) 싸움에서 지니까 공권력을 동원하겠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교육부의 편수국 부활을 사실상의 국정교과서 회귀로 보는 야권의 시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교학사 교과서가 이미 채택률에서 완패를 당했는데 교육부가 갑자기 편수국 부활을 들고나오면서 ‘뒤집기 한판’을 하는 식으로 비춰졌다. 논란이 되는 현대사 부분을 축소하지 않는 한 편수체제 역시 해답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13일 교육부와 당정협의를 하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은 “교육부 편수 기능에 대해서는 논의해 볼 여지는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국정교과서로 가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했다.

수십년에 걸쳐 이뤄진 현 역사학계의 주류적 해석을 정부가 억지로 바꾸려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맡았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역사학자들의 좌편향이 심각하다고 비판하는데, 이는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현상이다. 역사학계의 풍토와 아카데미 구성을 (인위적으로) 바꾸는 것은 어렵다. 정부가 부질없는 짓을 하고 있다”고 했다. 역사학계에서 실증적·이론적 논쟁을 통해 차츰 풀어갈 문제지 정부나 정치권이 나서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 명예교수는 “이른바 좌편향 교과서를 읽어봤는데 문제 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접근 방식이 지금 같으면 바꿀 것도 바꾸지 못한다. 이상한 발언을 일삼는 뉴라이트 계열 학자 몇몇이 만드는 교과서로는 역효과만 크다”고 반박했다.

여당 내에서는 교육부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한 당직자는 “아이들 교육과 관련한 문제인데 당과 정치인이 먼저 나서게 만들었다. 교육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야당을 욕하던 여당까지 이 판에 뛰어들게 됐다”며, 중심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교육부를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은 “일단은 교학사 교과서의 부실을 반성하고, 반대진영 역시 협박 등의 방식에는 반성을 하는 등 서로 교훈을 얻는 과정이 필요했다. 갈등의 본질에 대해 교육부가 좀더 천착하고 해법을 내놓지 않고, 오히려 편수국 부활로 소모적 갈등만 증폭시켰다”고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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