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나란히 전화 통화를 하며 걷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임태희 수원영통으로 가닥
나경원은 전략공천 않기로
공천위 “십고초려” 요청에도
김문수는 거듭 출마 거부
나경원은 전략공천 않기로
공천위 “십고초려” 요청에도
김문수는 거듭 출마 거부
7·30 재보궐선거 출마 여부에 관심이 모이던 새누리당 ‘비박근혜계’ 인사들의 거취가 가닥잡히고 있다. 2일 새누리당 상황을 보면 임태희 전 청와대 대통령실장은 경기 수원정(영통)에 전략공천될 것으로 보이며, 당에서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고 있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불출마 뜻이 확고해 보인다. 나경원 전 의원은 당이 전략공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일보 후퇴’하는 분위기다.
경기 평택을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지난달 30일 탈락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의 경우 이틀 만에 상황이 급반전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역 연고가 없어 경쟁력이 없다”며 임 전 실장을 배제했었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이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반발하고, 이완구 원내대표도 공천관리위원장인 윤상현 사무총장에게 ‘임 전 실장을 공천에서 배제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전달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윤 사무총장은 1일 밤 임 전 실장을 만나 수원정 전략공천을 제안했고, 임 전 실장은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새누리당이 ‘동작을 필승 카드’로 여겼던 김문수 전 지사는, “십고초려라도 하겠다”는 당 공천위의 공개적인 요청에도 이번 재보선에 나서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김 전 지사는 측근들에게 “지금 내가 할 일은 자기 쇄신과 혁신의 시간을 갖는 것”이라며 출마 제안을 거절했다. 한 측근은 “김 전 지사는 당분간 현실정치에 거리를 두고, 크게 보면서 2017년 대선을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당장 원내 진입 문제로 초조해하기보다는 ‘큰 그림’을 그리면서 대선 출마 채비에 무게를 두겠다는 것이다. 김 전 지사는 4일 전남 고흥 소록도를 방문해, 재보선 후보등록 기간(10~11일)이 지난 18일께까지 한센인들을 돌볼 예정이다. 그럼에도 공천위는 김 전 지사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공천위는 이날 동작을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결정하면서 “김 전 지사를 모시는 데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게 공천위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전략공천이 확실한 것으로 여겨지던 나경원 전 의원은 입지가 모호해졌다. 나 전 의원이 원하는 지역(경기 김포)과 당이 원하는 지역(수원병·팔달)이 달랐는데, 서로 거리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윤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나경원 카드’를 수원으로 생각했는데 본인이 고사했다. (나 전 의원이 원한) 김포도 생각해 봤지만, 김포는 지금 공천 신청한 후보들로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며 불공천 방침을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수원병에 나설 경우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과 맞붙게 될 가능성이 높아 부담스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의원은 출마설이 나돌던 7·14 전당대회에도 마음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정치를 다시 하고 싶은 생각은 강하지만, 이 시기에 재보선이나 전대에 나가는 게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조혜정 서보미 김수헌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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