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고사…당직 인사 늦어져
7·30 재보궐선거 직후 단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새누리당의 주요 당직 인선이 ‘사무총장 구인난’으로 늦어지고 있다.
김무성 대표의 한 측근은 4일 “당초 김 대표가 사무총장으로 유승민 의원(3선)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유 의원이 고사했다. 김 대표가 (당직 인선을 두고) 장고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김 대표와 함께 ‘원조 친박근혜계’였지만, 2009년 친이명박계의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 제안’을 두고 박 대통령과 의견을 달리하면서 비박근혜계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는 등 ‘합리적 보수주의자’로 평가받는 경제 전문가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여러 차례 유 의원을 설득했지만, 유 의원이 거듭 고사했다고 한다. 유 의원은 내년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무총장은 당의 재정과 조직을 도맡아 관리하는 핵심 당직으로, 당 대표 측근이나 주류 실세가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 대표는 이런 전례를 깨고, 유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해 자신이 강조하는 ‘혁신’에 무게를 실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의 ‘유승민 카드’가 차질을 빚으면서 당 안에선 3선의 김태환·장윤석·이군현 의원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지명직 최고위원과 여의도연구원장 인선도 함께 늦어지고 있다. 당 안에선 호남 배려 차원에서, 7·30 재보선에서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된 이정현 의원이나 전남도당위원장인 주영순 의원(비례)이 최고위원에 적합하다는 말이 나온다. 여의도연구원장으로는 정병국 의원(4선), 이혜훈 전 의원 등 전·현직 의원들이 거론되지만,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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