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위에 수사·기소권 부여
전혀 동의도 수긍도 못해”
야당의 3자협의체 요구도 묵살
유족 “입장 안바뀌면 더 안만나”
3차회동 성과없이 끝날 가능성
전혀 동의도 수긍도 못해”
야당의 3자협의체 요구도 묵살
유족 “입장 안바뀌면 더 안만나”
3차회동 성과없이 끝날 가능성
새누리당이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유가족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를 더 강하게 높여가고 있어, 1일로 예정된 여당과 유가족의 3차 면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 협상과 관련해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을 협상 대상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태도까지 취하면서, 여야 대치 정국을 더욱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는 새누리당과 3차 면담을 하루 앞둔 31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특별법 제정을 재차 촉구했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안전한 사회 건설을 바라는 가족과 국민의 마음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며 “정부와 여당, 대통령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선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 대변인은 또 “새누리당이 ‘기존 여야 합의안이 최대한 양보한 부분’이라는 말만 되풀이한다면 더는 면담을 지속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유족들이 이런 뜻을 밝힌 것은 새누리당이 지난 29일 ‘더이상 양보는 없다’는 뜻을 밝힌 것에 대한 대답이었다.
새누리당은 이런 유가족 요구에 대해 거듭 ‘불가’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진상조사위에 수사권을 주는 문제는 전혀 동의도, 수긍도 할 수도 없어서 (그 주장을 계속하면) 전혀 논의가 진척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유족이나 야당의 요구나 협상에 대해 설명할 때 ‘전혀’라는 강경한 표현을 6~7번 거듭해서 썼다.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은 ‘위헌적 수사기관’을 만들자는 요구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새누리당은 나아가 야당은 협상 파트너가 아니란 공격적인 태도를 취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유가족들과의 논의가 진전이 없을 경우 여·야·유가족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에 임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유가족들과의 대화가 안 되면 4차·5차 협의로 대화를 이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새누리당과 유가족이)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합의를 하면 야당은 표결에 참여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논의는 입법 주도권이 야당에서 유가족대책위로 넘어간 듯한 생각이 든다”며 “야당은 유가족을 설득하지 못해 이 지경이 된 데 대해 최소한 미안한 마음을 갖고 지켜보면 좋겠다”고 야당을 철저히 배제했다.
새누리당의 이런 태도는 최근 여론이 여당에 우호적으로 돌아섰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장외투쟁을 이어가는 야당에 대한 부정적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상황에서 유가족과의 3차 협상을 앞두고 협상 주도권을 잡으려는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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