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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새정치 ‘투톱 비대위원장’ 불발…박영선 체제 큰 타격

등록 2014-09-12 20:26수정 2014-09-12 22:23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오른쪽 둘째)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오른쪽 둘째)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안경환·이상돈 모두 거절
“당내 공감대 형성없이 밀어붙여”
의원들 “대표 사퇴하라” 한때 반발

박-중진 5인방 긴급회동
‘비대위 추후 구성·사퇴론 자제’
당내에 촉구하기로 뜻 모아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국민공감혁신위원장)이 12일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와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를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당내 거센 반발과 본인들의 고사로 불발됐다. 당 일각에서는 “공감대 형성 없이 밀어붙였다”며 박 원내대표 사퇴론까지 제기하는 등 논란이 확산됐지만, 이날 저녁 김한길·문재인·문희상·박지원·정세균 등 당내 중진 5명이 박 원내대표와 만나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얘기하는 것은 자제하도록 호소하자”고 의견을 모아 일단 파국은 넘겼다. 그러나 이미 박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린 상황에서, 중진들의 ‘중재’가 박 원내대표를 겨냥한 사퇴론을 잠재울지는 미지수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외부인사 영입을 통한 진보와 개혁적 보수의 공동위원장 체제가 좋겠다”며 안경환-이상돈 공동위원장 체제를 추진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당사자인 안경환 교수와 이상돈 교수는 이날 오후 비대위원장을 맡기엔 곤란하다는 뜻을 비쳤다. 이상돈 교수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내가 지금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을) 고사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박영선 위원장과의 의리 때문에 그렇고, 자연스럽게 무산됐다”고 말했다. 안경환 교수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에 관련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역량이 아니다”라며 사실상 거절의 뜻을 밝혔다.

당내에선 즉각 강한 반발 기류가 이어졌다. 강창일·김동철·안민석·강기정·노영민·전병헌·최재성·이상민 등 11명의 3선 의원들은 조찬 모임을 열어 지금의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박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뿐 아니라 원내대표에서도 물러나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이런 취지의 의견서를 작성해 조정식 사무총장에게 전달했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쪽 계파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의원 10여명도 모여 원내대표 사퇴론에 뜻을 같이했다. 한 초선 의원은 “최대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시작부터 상처 입은 리더십이 안착할 수 있느냐. 진보든 보수든 정치권 검증을 받지 않으신 분들이 이처럼 비상한 시기에 적절한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박영선 원내대표 사퇴론이 공개적으로 제기된 것은 당의 분란이 또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지난달 두 차례의 세월호 협상 실패로 박 원내대표에 대한 비판이 끓어오를 때도, 비대위원장 사퇴론은 제기됐지만 원내대표직까지 내놓아야 한다는 의견까지 개진되진 않았다. 비대위원장을 맡을 만한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여럿이지만, 새 원내대표를 맡을 만한 인물은 딱히 없다는 대안 부재론이 큰 이유였다. 꼬이고 꼬인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것도 원내대표 유지론의 명분이었다. 당 지지도가 10%대로 추락하며 체력이 바닥을 드러낸 상황에서, 원내대표부터 아예 다시 뽑자는 주장이 나온 것은 그만큼 박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땅에 떨어졌다는 뜻이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굴러가자, 박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문재인·김한길·정세균·문희상·박지원 의원 등 사실상 당을 움직이는 5명의 의원을 만나 두 시간 넘게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비대위 구성은 추후에 논의하며 △현재는 세월호 특별법 협상, 담뱃세·주민세 인상 등 민생 문제에 전념하고 △일부 의원들이 제기하는 원내대표 사퇴론은 자제할 것을 당내에 촉구하기로 결정했다.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지만 박 원내대표가 곤궁한 처지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선명하다’는 이미지는 퇴색된 지 이미 오래고, 주변과 상의 없이 독단적 결정을 내린다는 평가는 더 많아졌다. 다음주 초에 열릴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어떤 의견을 쏟아내느냐, 또 박 원내대표가 세월호 특별법 협상, 예산안 심사 등 ‘난이도’ 높은 현안들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가 그의 거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유주현 이승준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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