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근 의원들 국회개혁 나섭니다”
야구에 ‘30-30 클럽’이 있다. 한 시즌에 홈런 30개와 도루 30개를 기록한 ‘호타준족’의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명예다.
국회에 ‘100-90 클럽’이 생겼다. 본회의 출석률 100%에 투표율 90% 이상을 기록한 의원들의 모임이다.
김재윤(사진)·노현송·민병두·양승조·윤원호·제종길 열린우리당 의원 6명은 지난 14일 정기국회 개회식을 마치고 비밀리에(?) 첫 모임을 열었다.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란 생각 때문에 조용히 모였지만, 그 의미는 작지 않아 보인다.
출석 100%-투표 90% 이상
299명 가운데 고작 6명
새문화 이끌 명문클럽 꿈꿔 참여연대가 지난 7월 17대 국회 1년 동안 본회의 출석률과 의안 투표율을 분석한 결과, 59차례 열린 본회의에 모두 참석한 의원은 11명(4월 재보궐선거 당선자 5명 제외)에 불과했다. 또 전체 의원의 본회의 평균 출석률은 90%에 이르지만, 안건 투표율을 살펴보면 70%로 낮아진다. 이처럼 출석률과 투표율이 차이나는 것은, 출석만 기록한 뒤 ‘땡땡이’를 친 의원들이 그만큼 많았기 때문이다. ‘100-90 클럽’에서 김재윤 의원은 ‘마스코트’ 대접을 받는다. 그는 59회의 본회의에 모두 참석해 569건의 안건에 모두 투표했다. 김 의원은 “법안 표결은 국민의 삶과 정치를 바꾸는 행위인데, 법안은 10표 남짓한 차이로 통과되기도 하고 부결되기도 한다”며 “본회의에 참석해 투표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임무 가운데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는 국회가 열리는 짝수달에는 지역구나 해외 일정을 거의 잡지 않는다고 한다. 그의 지역구는 하필 제주여서, 지역구에 내려갔다가도 본회의 전날 상경한다. 본회의 당일 비행기가 뜨지 못할까 염려해서다. 김 의원은 “투표율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투표하느냐도 중요하다”며 “부자와 가난한 자, 많이 배운 사람과 배우지 못한 사람의 격차를 줄여나갈 수 있는 법안인지 여부가 나의 투표 기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파병안이나 택시 엘피지 가스 특소세 감면 법안 등은 당론과 반대로 소신투표를 했다고 한다.
‘100-90 클럽’은 국회의 ‘명문 클럽’이 되는 게 목표다. 이 모임을 제안한 민병두 의원은 “축구에서도 명문 클럽이 축구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듯, ‘개근상’을 받은 의원들이 앞장서 국회 개혁에 나서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정감사 개혁 방안, 국회 윤리위원회 강화 방안 등 국회 제도 개혁을 촉구하고, 몸싸움이나 저조한 출석률 등 국회의 문화를 바꿔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00-90 클럽’은 신학용·안영근·유승희·유인태·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원 등 출석률과 투표율이 ‘100-80’ 수준인 의원 5명을 준회원으로 초청할 계획이다. 민 의원은 “17대 국회가 끝날 때 11명 가운데 몇 명이 남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수치가 다소 낮아져 ‘95-95클럽’이 되더라도 회원 수가 많아지는 모임이 되도록 동료 의원들을 독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299명 가운데 고작 6명
새문화 이끌 명문클럽 꿈꿔 참여연대가 지난 7월 17대 국회 1년 동안 본회의 출석률과 의안 투표율을 분석한 결과, 59차례 열린 본회의에 모두 참석한 의원은 11명(4월 재보궐선거 당선자 5명 제외)에 불과했다. 또 전체 의원의 본회의 평균 출석률은 90%에 이르지만, 안건 투표율을 살펴보면 70%로 낮아진다. 이처럼 출석률과 투표율이 차이나는 것은, 출석만 기록한 뒤 ‘땡땡이’를 친 의원들이 그만큼 많았기 때문이다. ‘100-90 클럽’에서 김재윤 의원은 ‘마스코트’ 대접을 받는다. 그는 59회의 본회의에 모두 참석해 569건의 안건에 모두 투표했다. 김 의원은 “법안 표결은 국민의 삶과 정치를 바꾸는 행위인데, 법안은 10표 남짓한 차이로 통과되기도 하고 부결되기도 한다”며 “본회의에 참석해 투표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임무 가운데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는 국회가 열리는 짝수달에는 지역구나 해외 일정을 거의 잡지 않는다고 한다. 그의 지역구는 하필 제주여서, 지역구에 내려갔다가도 본회의 전날 상경한다. 본회의 당일 비행기가 뜨지 못할까 염려해서다. 김 의원은 “투표율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투표하느냐도 중요하다”며 “부자와 가난한 자, 많이 배운 사람과 배우지 못한 사람의 격차를 줄여나갈 수 있는 법안인지 여부가 나의 투표 기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파병안이나 택시 엘피지 가스 특소세 감면 법안 등은 당론과 반대로 소신투표를 했다고 한다.
‘100-90 클럽’은 국회의 ‘명문 클럽’이 되는 게 목표다. 이 모임을 제안한 민병두 의원은 “축구에서도 명문 클럽이 축구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듯, ‘개근상’을 받은 의원들이 앞장서 국회 개혁에 나서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정감사 개혁 방안, 국회 윤리위원회 강화 방안 등 국회 제도 개혁을 촉구하고, 몸싸움이나 저조한 출석률 등 국회의 문화를 바꿔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00-90 클럽’은 신학용·안영근·유승희·유인태·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원 등 출석률과 투표율이 ‘100-80’ 수준인 의원 5명을 준회원으로 초청할 계획이다. 민 의원은 “17대 국회가 끝날 때 11명 가운데 몇 명이 남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수치가 다소 낮아져 ‘95-95클럽’이 되더라도 회원 수가 많아지는 모임이 되도록 동료 의원들을 독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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