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6일 오후 여의도연구원 청년정책연구센터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정책 타운미팅에 참석하려고 회의실로 들어서며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청 신년회 초청 사무총장 누락에
“천지분간 못하는 사람들”
청와대와 본격 각세울지
박세일 임명 강행여부가 분수령
“천지분간 못하는 사람들”
청와대와 본격 각세울지
박세일 임명 강행여부가 분수령
‘상하이 개헌 발언’ 이후 몸을 낮춰왔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서서히 ‘소신 행보’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지는 않지만, 청와대 참모진을 강도높게 비판하거나 당 인사에서도 친박근혜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자신의 뜻을 밀어붙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내년 1월2일 열리는 청와대 신년회 초청자 명단을 본 뒤 정무수석실을 두고 “천지분간을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화를 낸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새누리당에선 김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 주호영 정책위의장,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만 초청됐고, 이군현 사무총장은 명단에서 빠진 탓이다. 사무총장은 당직 서열로 볼 때 원내수석부대표보다 상위직이어서 사무총장을 빼고 원내수석부대표만 초청하는 것은 어색한 일이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런 공문이 왔길래, 잘못된 것을 지적했을 뿐이다. 청와대와 그렇게 안 좋은 모습을 보인 건 많이 당황스럽다”고 설명했지만, 공교롭게도 이 총장이 김 대표의 측근이자 비박근혜계여서, 김 대표가 이를 더 민감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대표는 정부가 군인연금·사학연금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이 정부의 무능”이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지난 23일 김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편 관련 토론회에 참석해 “공무원연금 (개편)이 될지 안 될지도 모르고, 얼마나 힘들게 우리가(새누리당이) 이 불씨를 꺼지지 않게 하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는데…”라며 “우리와 상의도 없이 정부가 마음대로 (군인연금·사학연금 개편 추진) 발표를 했다. 참 기가 막힌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를 비롯한 당의 반발로 정부는 하루만에 이 발표를 뒤집은 바 있다.
‘정윤회씨 국정개입’ 문건 파문에서도 김 대표는 “올해 안에 다 털고, 잘못된 것에 대한 대처는 하고 넘어가야 한다”며 인적쇄신을 포함한 국정쇄신을 에둘러 요구해, 청와대나 당내 친박근혜계와 차이를 보였다.
김 대표가 청와대와 본격적으로 각을 세울 것인지의 분수령은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의 여의도연구원장 임명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박 이사장을 여의도연구원장에 내정했지만, 지난 22일 서청원 최고위원 등 친박근혜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임명을 미뤘다. 김 대표는 친박근혜계를 최대한 설득한 뒤 박 이사장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의 이런 모습을 두고 한 중진의원은 “김 대표도 2년 임기를 채우고 싶을테니 청와대와 ‘전면전’까지 가기야 하겠나. 적당히 완급을 조절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박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으니, 내년부터는 자기 색깔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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