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출마를 이유로 비상대책위원 자리에서 물러났던 정세균 의원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불출마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강기정(오른쪽부터), 이원욱, 박민수 의원이 배석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새정치 전당대회 새 판도
내년 2월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력한 당권주자 ‘빅3’(문재인·박지원·정세균) 중 하나로 꼽히던 정세균 의원이 26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 의원이 당권을 포기함에 따라, 한때 불출마로 마음을 굳혔던 ‘제3의 후보’ 김부겸 전 의원은 출마 여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후보 등록일(29~30일)을 사흘 앞두고 전대 구도가 막판까지 흔들리고 있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 새정치연합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요구와 당원의 열망에 부응하고자 2·8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 나서지 않겠다. 당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혁명적 수준의 혁신과 통합에 도움이 된다면 당의 문지기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출마 선언 배경을 묻는 질문에 그는 “국민적 관점에서 볼 때 세 사람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봤다”며 “(불출마로 인해) 새로운 후보가 등장할 수 있게 됐다”고 답했다. 당의 화합·혁신과 세대교체가 화두로 제시된 판에 계파 수장으로 출마를 강행하는 것보다는 명분을 앞세워 한발 물러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지금까지 3선의 강창일 의원과 정성호·김영주·장병완·노웅래 등 재선의원 그룹을 포함한 30인의 서명파는 지금까지 빅3의 불출마를 압박해 왔다. 정 의원이 당권을 포기한 것은 문재인 의원의 당권 도전 의지가 확고한 데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도 유력하다. 친노의 ‘적자’인 문 의원의 출마로 정 의원이 속한 범친노계의 표를 모을 가능성이 줄어든 탓이다.
정세균 “서명파 주장 일리”
명분 앞세워 한발 물러나
김부겸 출마여부 막판 고심
나머지 1명 누가 결선 오를지 주목 문재인 의원과 박지원 의원은 출마 의지를 재확인했다. 문 의원은 정 의원의 불출마에 대해 “당을 묵묵히 지키겠다는 헌신과 결의로 어려운 결정을 내리셨을 것”이라며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들 모두에게 박수 받는 훌륭한 전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이르면 29일 당권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의원도 “정 대표께서 계획했던 당의 혁신과 총선·대선 승리를 위해 정 대표를 모시고 제가 잘하겠다 다짐한다”면서 출마 뜻을 재확인했다. 박 의원은 28일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의 불출마는 빅3의 대안으로 지목돼온 김 전 의원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정 의원 쪽은 김 전 의원에게 대표 출마에 나서면 도울 뜻을 직간접적으로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의 한 측근은 “본래는 이날 불출마 뜻을 밝히려고 했는데 워낙 많은 사람들이 만류하고 있다. 여전히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끝내 김 전 의원이 나서지 않을 경우 전대는 문재인·박지원의 양강구도로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1월7일 대표 후보 3명을 추리는 컷오프(예비경선)에선 당내 486(운동권) 출신이자 고 김근태계(민주평화국민연대)인 이인영 의원에게 정 의원의 표가 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빅3’ 구도가 깨지고 컷오프 통과 확률이 높아진 비노 진영이 박주선·김영환 의원과 막판 단일화를 조율중인 김동철 의원 쪽으로 결집할 가능성도 있다. 추미애 의원, 박영선 의원 등도 당대표 출마를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명분 앞세워 한발 물러나
김부겸 출마여부 막판 고심
나머지 1명 누가 결선 오를지 주목 문재인 의원과 박지원 의원은 출마 의지를 재확인했다. 문 의원은 정 의원의 불출마에 대해 “당을 묵묵히 지키겠다는 헌신과 결의로 어려운 결정을 내리셨을 것”이라며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들 모두에게 박수 받는 훌륭한 전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이르면 29일 당권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의원도 “정 대표께서 계획했던 당의 혁신과 총선·대선 승리를 위해 정 대표를 모시고 제가 잘하겠다 다짐한다”면서 출마 뜻을 재확인했다. 박 의원은 28일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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