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오른쪽)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야당 존재감 살리기는 부족
기자간담회서 “나는 운이 좋다”
기자간담회서 “나는 운이 좋다”
“100일을 못 넘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려운 자리가 야당 원내대표인데, 나는 운이 좋다.”
16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국회기자단 간담회에서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그의 임기는 새정치연합에게는 녹록지 않은 시기였다. 세월호 협상 실패로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물러난 이후 당 지지율은 10%대로 추락했고, 당내 강경파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드높았다. 우 원내대표는 원내사령탑으로 혼란스럽던 야당을 안정시키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세월호협상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친문재인 계열 △김근태 전 의원 계열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초·재선 의원 모임 ‘더 좋은 미래’ 등 이른바 당내 주류가 지원했고, 강경파 의원들도 협조했다. 한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10%대에 머물던 당 지지율이 20%대에 안착한 것은 우 대표가 원내지도부를 이끌면서 투쟁하는 이미지를 탈피한 게 계기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뒤이어 협상을 통해 예산안을 법정 시한에 처리한 것도 당 안팎의 호평를 얻기도 했다.
‘안정성’은 ‘야성 부족’이라는 동전의 양면이기도 하다. 한 당 관계자는 “분명한 목소리로 반대할 것은 반대하면서 야당의 존재감을 살려가는 데는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며 “스스로 정해놓은 마지노선까지 양보하면서 일부 법안들을 너무 쉽게 양보한 것 아니냐는 불만도 많다”고 말했다. 우 대표는 취임 초부터 담뱃값인상 등 서민 증세의 절대 불가와 부동산3법 반대라는 원칙을 밝혔다. 하지만 연말 법안처리과정에서 새누리당의 손을 들어줬다. 또 지난 국정감사 당시 4대강 사업, 자원외교, 방산비리 의혹 등을 묶은 ‘4·자·방’이란 신조어를 만들며 정국을 주도했지만, 자원외교나 방산비리를 제외한 4대강 국정조사는 아직 요원하다. 결과적으로 협상을 통해 무난하게 원내를 이끌었지만, 그만큼 야당으로서의 분명한 입지를 구축하는 데는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우 대표는 이날 개헌을 수 차례 언급했다. 남은 임기까지 하고픈 마지막 과제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들렸다. 하루 전인 15일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가 만난 ‘2+2회동’에서 개헌특위 구성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우 대표는 “여야가 지도부 회담에서 개헌을 공식 이슈로 논의한 것은 의미가 있다. 김 대표나 이 원내대표가 필요성은 공감했지만 청와대 등 현실 때문에 추후 논의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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