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 간사(왼쪽 넷째)와 소속 의원들이 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후보자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밝히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야당, 언론 외압사태 계기 사퇴 촉구
새정치민주연합이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교수 채용 특혜 의혹에 이어 언론사에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드러난 것을 계기로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은 공식적으로 이를 ‘정치공세’로 규정하며 이 후보자를 감쌌지만, 당 내부적으로는 “이 정도면 자진사퇴감”이라며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10~11일로 예정된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 총리후보자 인사청문위원들은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후보자는 더 이상 총리로서 자격 없다”며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각종 의혹을 국민과 국회에 소상히 밝히고 사과하라. 또 그동안 벌여온 언론통제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이날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새 지도부 탄생을 계기로 ‘강경 모드’로 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다만, 문창극·안대희 총리 후보자가 이미 두차례 낙마했고, 이 후보자가 ‘충청 대망론’이 반영된 정치인 출신 총리라는 점 때문에 선뜻 강공을 취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상반된 전망도 나온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직후보자의 자질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의혹만을 갖고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태도”라고 말했다. 박대출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정치인과 언론인이) 사적 대화마저도 서로 믿고 마음 편하게 나눌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엉뚱하게 언론을 탓하기도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의원들도 이 후보자 방어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 초선의원은 “이 정도 의혹이면 다른 사람들 같았으면 청문회를 통과할 수가 없다. (이 후보자가 사퇴하는 게 좋겠지만) 총리가 된들 총리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의원은 “당청 관계를 고려해서라도 이 후보자를 지켜줘야 하지만, 우리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조혜정 이승준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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