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석 정의당 국회의원.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2040년 돼도 복지수준 OECD 꼴찌에서 두번째”
“정책 하는 사람이 실증적 근거 없이 ‘미스리딩’”
“정책 하는 사람이 실증적 근거 없이 ‘미스리딩’”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고복지 스타트’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에 대해 “실증적 근거가 없는 허황된 주장을 하고 있다”고 정면 반박했다.
박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9번째 질의자로 나와 “OECD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한국의 GDP 대비 사회복지지출 비율은 10.4%로 OECD 28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꼴찌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국회예산정책처가 인구구조와 거시경제구조, 고용률과 실업률 등 각국의 경제사회적 여건 차이를 감안한 상태에서 복지지출 수준을 국제비교한 2011년 기준 ‘사회복지지출 국제비교지수’에서도 OECD 30개 회원국들 중 꼴찌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는 지난 11일 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터키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의 복지 수준에 대해 “이미 ‘고복지 스타트’가 돼 있는데, 성숙이 덜 돼 현재 지출 수준이 낮은 것”이라며 “새로운 복지를 만들어 따라가자는 것은 ‘미스리딩하는’(잘못 이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야당은 복지 수준이 낮다고 하는데 숫자로 보면 현재 수준은 OECD 기준상 낮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OECD는 복지를 시작한 지 50년, 100년 됐기 때문에 다 큰 어른과 더 자라야 할 어린이를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최경환 “고복지 시작됐지만 성숙 덜 돼 지출 적어”)
박 의원은 최 부총리의 “다 큰 어른(OECD 회원국)과 더 자라야 할 어린이(한국)” 발언에 대해서도 “여러 국책연구기관의 연구결과와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국무총리실 산하 사회보장위원회가 내놓은 장기재정추계에 따르면 지금의 복지제도를 그대로 유지했을 때, 2013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9.8%이던 복지지출이 2040년엔 22.6%로 늘어나는데 사회복지지출 중 일반재정분야 지출의 GDP 대비 비중은 2013년 3.5%에서 2040년 5.1%로 고작 1.6% 증가하는 데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결과에서도 2040년 한국의 고령화율은 32.3%로 세계 2위 수준인 반면, 2040년 당시 복지지출 수준도 현재와 비슷한 OECD에서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실증적 근거도 없이 ‘고복지 스타트’, ‘시간이 지나면 OECD 수준으로 간다’는 주장이야말로 정책을 하는 사람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미스리딩”이라고 꼬집었다.
법인세 증세와 관련해서도 박 의원은 “기업도 이제 자신의 능력에 맞게 복지재원을 분담해야 한다”며 “복지 확대로 사회 안전망이 보다 튼튼히 갖춰지면 기업들의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법인세 국제경쟁조세론과 투자위축 논리에 대해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법인세를 인하하는 추세라고 하지만 일본, 캐나다, 네덜란드 등 금융위기 이후 법인세를 인하한 나라의 상당수는 법인세율을 인하하고도 여전히 한국보다 높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법인세와 투자의 상관관계에 대해 일관된 연구결과는 없다”며 “MB정부 재벌감세 이후 법인세를 깎아줘도 투자와 고용이 별로 늘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결과로 실증됐으니 최 부총리는 이제 그만 기업 편향적 태도와 재벌 특혜성 아집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26일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을 위해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뒤편에 이완구 총리가 이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