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청렴위 고발…한나라 전 의원도
검찰은 한나라당 중진인 3선의 권철현 의원(부산 사상)이 사업가 정아무개씨한테서 몇천만원대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국가청렴위원회의 고발장이 접수됨에 따라, 조만간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한나라당의 ㅊ 전 의원도 정씨한테서 금품을 받았다는 주장과 관련해 ㅊ 전 의원에 대한 조사 결과를 청렴위로부터 넘겨받았다.
대검 관계자는 30일 “청렴위로부터 지난 28일 두 전·현직 의원의 금품수수 행위에 대한 고발과 이첩이 있었다”며 “다음주 쯤 사건을 배당해 의혹을 본격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청렴위 조사에서 “지난 2001년 5~11월 공사 수주를 도와주는 대가로 권 의원에게 네 차례에 걸쳐 현금 4천만원과 수천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4천만원 가운데 1천만원은 권 의원을 직접 만나 건넸고, 나머지는 권 의원과 친분이 있는 한아무개씨를 통해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또 “ㅊ 전 의원이 현역 시절인 2001년 10월부터 공천을 대가로 큰돈을 건넸고, 이후 ㅊ 의원으로부터 고맙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2002년 12월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2001년 한 후배가 정씨를 소개시켜준 적이 있으나, 그 이후로 한번도 만나거나 전화한 기억이 없다”며 “부산시장에 출마할 것으로 보도되는 시점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정치적 냄새가 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명예훼손과 무고 혐의로 청렴위를 고소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ㅊ 전 의원도 “당시는 대선후보 경선 때인데, 무슨 공천 얘기가 나왔겠느냐”며 “한 언론인의 소개로 정씨가 나를 도와준 것은 사실이나, 식사 자리 등에서 2차롄가 잠깐 만난 적이 있을 뿐 금품수수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황상철 박용현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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