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원장인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와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3일 오후 국회에서 운영위원회가 속개되기 앞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유승민 정국’ 이후 첫 국회 운영위원회
이병기 비서실장, 유승민 이름은 쏙 빼고 “존경하는 운영위원장”
이병기 비서실장, 유승민 이름은 쏙 빼고 “존경하는 운영위원장”
3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거부권 정국’ 이후 처음 마주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간에는 냉랭한 기운이 오갔다. 이 실장은 운영위 출석에 앞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찾아 짧게 이야기를 나눴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자’라고 비난한 유 원내대표와는 인사도 하지 않다가, 오후 2시 회의가 재개될 때에야 악수하고 인사를 나눴다. 운영위원장을 언급할 때도 현정택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존경하는 유승민 운영위원장”이라고 말한 것과 달리, 이 실장은 이름은 언급하지 않고 “존경하는 운영위원장”이라고 말해 정진후 정의당 의원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 실장은 강동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으로부터 “유승민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 84명의 지지를 받아 선출된 여당 원내대표로 국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청와대가 운영위에 참석한 것은 인정(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제가 여기서 말씀드릴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오늘은 결산보고를 하러 나왔다”고 답을 피했다.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뉘앙스였다.
또한 이 실장은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나라를 파국으로 몰았다”는 부좌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지적에 “단초가 된 것은 국회법 (개정안)”이라며 “공무원연금법 개정안만 통과되고 끝났으면 여러 가지 여파가 없었을 텐데, 위헌 소지가 있는 국회법이 통과되면서 문제가 확산됐다”고 야당은 물론 협상을 책임진 유 원내대표에게 이번 정국 파행의 책임을 돌렸다.
그는 또 “대통령이 헌법 절차에 따라 재의를 요구할 수 있으나, (정치권과 유 원내대표를 비난하는) ‘배신의 정치’ 등 엄청난 말을 붙여서 분란을 일으켰다”는 부 의원의 지적에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국민을 향해 자신의 정치적 생각을 밝힐 수 있다”고 답했다.
“청와대 참석은 인정한다 뜻?” 질문에
“결산보고 하러 나왔다” 즉답 피해
“대통령 거부권으로 파국” 지적에는
“단초는 국회법 개정안” 책임 돌려
유 위원장은 말 아끼며 회의진행만 이 실장은 강동원 의원이 “이 실장이 청와대 안에서 ‘왕따’이고, (박 대통령) 독대도 못 한다고 하는데 사실인가”라고 묻자 “그것(청와대 상황)을 저 이상 잘 아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대통령을 언제든 독대한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된 유승민 원내대표는 말을 극도로 아끼며 회의 진행에만 집중했다. 다만, 이 실장을 향한 야당 의원들의 공격적인 질문이 이어지자 “위원장으로 의원들의 질의에 개입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대통령과 오늘 출석한 청와대 간부들에 대해 표현할 땐 국회 차원에서 예의를 갖춰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청와대 방어에만 급급한 여당 의원들과 달리 야당 의원들은 메르스 부실 대응과 박근혜 정부의 ‘불통’ 논란 등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질의를 펼쳤다. 이 실장은 이와 관련해 “이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인해 국민 여러분과 위원님들께 염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지난 5월20일 첫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54일 만에 처음으로 청와대 차원의 사과를 하기도 했다. 또 그는 “(메르스가) 거의 안정세가 돼가는 마당이기 때문에 안정이 된 다음에 대통령께 사과를 건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병기 실장은 운영위 회의를 마친 뒤 유승민 원내대표의 제안으로 운영위원장실에서 7~8분가량 따로 이야기를 나눴다. 유 원내대표는 회동 뒤 이 실장으로부터 거취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없었다”며 “7일 운영위 일정도 차질 없이 하겠다”고 밝혔다. 이 실장 역시 대통령의 뜻을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 없다”고 답했다. 김경욱 이승준 기자 dash@hani.co.kr
“결산보고 하러 나왔다” 즉답 피해
“대통령 거부권으로 파국” 지적에는
“단초는 국회법 개정안” 책임 돌려
유 위원장은 말 아끼며 회의진행만 이 실장은 강동원 의원이 “이 실장이 청와대 안에서 ‘왕따’이고, (박 대통령) 독대도 못 한다고 하는데 사실인가”라고 묻자 “그것(청와대 상황)을 저 이상 잘 아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대통령을 언제든 독대한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된 유승민 원내대표는 말을 극도로 아끼며 회의 진행에만 집중했다. 다만, 이 실장을 향한 야당 의원들의 공격적인 질문이 이어지자 “위원장으로 의원들의 질의에 개입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대통령과 오늘 출석한 청와대 간부들에 대해 표현할 땐 국회 차원에서 예의를 갖춰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청와대 방어에만 급급한 여당 의원들과 달리 야당 의원들은 메르스 부실 대응과 박근혜 정부의 ‘불통’ 논란 등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질의를 펼쳤다. 이 실장은 이와 관련해 “이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인해 국민 여러분과 위원님들께 염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지난 5월20일 첫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54일 만에 처음으로 청와대 차원의 사과를 하기도 했다. 또 그는 “(메르스가) 거의 안정세가 돼가는 마당이기 때문에 안정이 된 다음에 대통령께 사과를 건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병기 실장은 운영위 회의를 마친 뒤 유승민 원내대표의 제안으로 운영위원장실에서 7~8분가량 따로 이야기를 나눴다. 유 원내대표는 회동 뒤 이 실장으로부터 거취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없었다”며 “7일 운영위 일정도 차질 없이 하겠다”고 밝혔다. 이 실장 역시 대통령의 뜻을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 없다”고 답했다. 김경욱 이승준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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