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갈등 ‘핵’ 최재성 “사무총장 폐지안 수용”

최재성 새정치민주연합 사무총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혁신위원회가 발표한 사무총장제 폐지 등 혁신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e-mail]

“자리 연연 않겠지만 이기는 혁신 돼야”
새정치, 혁신위 안 두고 ‘갑론을박’

“우리~의 소원은 혁~신, 꿈에도 소원은 혁~신~. 이 정~성 다해서 혁~신, 혁신을 이루자~.”

새정치민주연합의 당권재민혁신위원회(혁신위)가 지난 8일 사무총장직의 공천실무 총괄을 당내 갈등 핵심원인으로 지목하고 이를 폐지할 것을 제안한 직후, 최재성 사무총장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그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내가 되면 모조리 싹쓸어버릴 거라고 생각들을 하는가보다. 처음엔 내가 ‘범친노’라서 안 된다고 하고, 나중엔 최재성 ‘개인’의 성향이 문제라고 하고, 이젠 ‘제도’ 자체를 고쳐야 할 정도로 안 된다고 하니, 참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 등 비주류의 강한 반발 속에 사무총장에 임명된 이후부터 자신이 당내 계파 갈등의 ‘핵’처럼 비쳐지는 데 대해 답답함을 토로한 것이다.

9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최 사무총장은 “혁신위의 사무총장 폐지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혁신에는 희생이 필요하고 그 희생은 자발적 헌신이 뒷받침돼야 의미가 있다”며 “사무총장이든 당의 문지기든 자리에 연연치 않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모든 혁신은 (목적이) 집권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기는 혁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위안을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마뜩하지는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당 안에서도 혁신위가 제시한 사무총장 폐지 등의 방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당 정치혁신실천위원장을 지낸 원혜영 의원과 간사를 지낸 김기식 의원은 이날 혁신위안을 환영한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대체로 불만의 목소리가 강하다. 당의 한 재선 의원은 “우리 당이 계파 갈등에 매몰돼 있다는 생각에 이에 대한 해법만 생각할 뿐, 정작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혁신을 해야 하는지는 빠진 것 같다”고 평했다.

이정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