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정병국 “4월에 당론 채택”
친박 이정현 “문제점 많아” 반격
공천권 주도권 잡기 기싸움
김무성 어떤 태도 보일지 주목
친박 이정현 “문제점 많아” 반격
공천권 주도권 잡기 기싸움
김무성 어떤 태도 보일지 주목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공천 개혁을 하겠다’며 추진하고 있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둘러싸고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가 정면충돌하면서 계파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 이후 소강상태였던 두 계파 간 기싸움이 내년 총선 공천 주도권을 놓고 다시 불거지는 모양새다.
비박 중진인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우리 당은 지난 4월 오픈프라이머리를 당론으로 채택한 바가 있다”며 “우리가 모두 동의한 제도를 현실에 적용하기 어렵다고 해서 반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의 발언은 최근 일제히 오픈프라이머리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친박 핵심 의원들을 정조준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정무특보인 같은 당 윤상현 의원과 이정현 최고위원, 홍문종 의원 등은 최근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마이크를 넘겨받은 이정현 최고위원이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이 최고위원은 “(오픈프라이머리 논의를) 계파간 싸움으로 보는 것은 오해”라면서도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할 경우 역선택, 저조한 참여율, 실시 비용 등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다. 문제들을 보완해 나가자는 의견을 이야기하면 안 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박 핵심들이 사실상 조직적으로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반대 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것은 내년 4월 총선 공천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의도라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친박들로서는 김 대표가 추진하는 오픈프라이머리가 실행되면 차기 공천권 행사에서 청와대가 개입할 여지가 줄어들어 친박계의 입지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내년 선거 공천을 놓고 비박계와 친박계, 청와대와 김무성 대표의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내부적으로는 그동안 청와대와 갈등을 빚을 때마다 대체로 청와대 뜻을 따랐던 김 대표가 공천 문제에 대해선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오픈프라이머리를 둘러싼 당내 논란에 대해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점을 보완할 방안은)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만 할 뿐 말을 아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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