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청와대 정무특보.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 핵심으로 청와대 정무특보를 맡고 있는 윤상현 의원이 ‘김무성 대표만으로는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김무성 불가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김 대표가 최근 사위 마약 투약 사건으로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친박들의 노골적인 ‘김무성 흔들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 의원은 15일 언론 인터뷰에서 “야권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등의 지지율을 다 합치면 김무성 대표보다 훨씬 많다”며 “야권이 단일 후보를 낼 텐데 여권이 현재 상태로는 어렵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어 “현재 새누리당 지지율이 40%대인데 김 대표 지지율은 20%대에 머물고 있어서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여당 대선 후보를 다원화할 필요가 있다”며 “내년 총선으로 4선이 될 친박 의원들 중 대선에 도전할 분들이 있다. 영남에도 있고 충청에도 있다”고 주장했다. 내년 총선에서 당선될 경우 4선이 되는 영남 친박 의원으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충청 의원으로는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과 정진석 전 의원 등이 있다. 당 안팎에서는 윤 의원이 이들을 지목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윤 의원은 김 대표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국민공천제(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서도 “야당과 협의를 통한 오픈프라이머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유승민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대구·경북(TK)지역 의원들에 대해선 “내년 총선 공천은 청와대가 주는 게 아니라 지역 주민이 주는 것”이라며 “현지 분위기는 매우 힘든 것으로 듣고 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의 이날 발언은 김 대표에게 차기 대권 주자를 넘길 수 없다는 청와대와 친박 진영의 속내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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