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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① 사퇴 뒤 전대 출마 ② 불출마 ③ 대표직 유지 세 선택 앞 고민하는 문재인

등록 2015-11-29 19:36수정 2015-11-29 21:21

문재인-안철수 ‘평행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달 5일로 예정된 제2차 민중총궐기 대회의 평화 시위 보장을 촉구한 뒤 조계종 화쟁위원장인 도법 스님을 예방하기 위해 조계사로 향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문재인-안철수 ‘평행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달 5일로 예정된 제2차 민중총궐기 대회의 평화 시위 보장을 촉구한 뒤 조계종 화쟁위원장인 도법 스님을 예방하기 위해 조계사로 향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문안박 연대 11일만에 휴짓조각
리더십 추스르려다 되레 상처

세가지 선택지 모두 녹록지않아
리더십 공백이나 내분 격화 우려
문대표쪽 “조만간 결정 내릴 것”
29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표정은 담담했다. 이미 전날 밤 ‘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부’에 대한 부정적 답변을 들은 터였다. 이날 안철수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어 문안박 연대 거부 의사를 밝힘으로써 리더십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꺼내든 비장의 카드는 열하루 만에 휴짓조각이 돼버렸다. 가까스로 재신임 투표 정국을 벗어난 지 두 달 만의 일이다.

문 대표는 그동안 멈추지 않는 가랑비처럼 반복된 비주류의 반발과 호남 여론의 악화 속에서 고전해왔다. 사사건건 부딪히는 지도부 내의 불통, 안철수 의원과의 지속적인 갈등도 속앓이를 보탰다. 안팎의 곤경에 빠진 문 대표로선 안철수, 박원순 등 당내 유력한 대선 주자와의 연대를, 화해와 통합을 꾀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세울 수 있는 최적의 방안으로 여길 법했다. 처음엔 문 대표도 꽤 승산이 있다고 봤던 것 같다. ‘3인 연대’에 우호적인 박원순 서울시장도 힘이 됐다.

문재인-안철수 ‘평행선’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문재인 대표가 제안한 ‘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 대신 ‘문 대표와 자신이 참여하는 혁신전당대회를 열자’고 역제안한 뒤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문재인-안철수 ‘평행선’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문재인 대표가 제안한 ‘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 대신 ‘문 대표와 자신이 참여하는 혁신전당대회를 열자’고 역제안한 뒤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그러나 곧 문안박 연대의 허술한 설계와 공정이 비판을 받기 시작했다. 문 대표는 지난 18일 다른 최고위원들과의 상의 없이 새 지도부 체제를 불쑥 제안해 최고위원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그는 현 지도부를 어떻게 해체할지, 당무에 전념할 수 없는 박 시장의 역할을 어떻게 설정할지, 새 지도부가 실제로 담당할 업무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등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았다. 28일 밤 심야회동을 하기 전까지, 문 대표는 연대의 키를 쥐고 있는 안 의원과도 직접 소통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안 의원 쪽에선 부정적인 기류가 강해졌다. 전날 밤 회동에서 두 사람은 계파별로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에 반대한다는 데만 공감했을 뿐, 총선 지도체제의 방법론에 대해선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문 대표 앞엔 크게 세가지 범주의 선택지가 있다. 어느 것 하나 녹록지 않다. 첫째는 안 의원이 제안한 것처럼 대표직 사퇴 뒤 두 사람이 함께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이다. 하지만 비현실적이란 당내 여론이 많다. 리더십 논란으로 대표에서 물러난 마당에 다시 대표에 도전하는 것은 명분도, 논리도 없기 때문이다. 안 의원과 가까운 비주류 의원들도 “그건 그냥 안 의원의 ‘말’이지 문 대표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호오가 분명하고 행동이 깔끔한 문 대표의 스타일에도 맞지 않는다. 둘째는 사퇴 뒤 전당대회 불출마다. 자리에 연연해하지 않겠다며 재신임 투표로 사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던 문 대표의 ‘결기’와 맥이 닿는다. 그러나 문 대표가 그냥 물러날 경우 다른 최고위원들의 연쇄 사퇴가 불가피하다. 지도부는 아무런 로드맵도 만들지 못한 채 붕괴된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리더십이 진공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나도 지금처럼 무력한 지도부에 있다는 것이 자존심 상하지만 당을 혼란에 빠뜨리지 않으려면 책임있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퇴가 능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셋째는 문 대표 자신이 진행한 당 혁신 프로그램이 일단 마무리될 때까지 대표직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문 대표의 한 참모는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원회, 당무감사원의 조직 실사 등이 12월에 마무리된다. 문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당의 혁신인데 이를 쉽사리 포기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 지도부가 물러나면 혁신과정 실천 과제를 보고받고 의결할 기구가 사라지며 평가위·당무감사원 등의 활동이 중단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비주류의 끊임없는 사퇴 요구와 주류의 반발로 극심한 분란이 예상된다.

문안박 연대 결렬 이후 숙고에 들어간 문 대표는 조만간 어떤 결정을 내릴지 답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 측근은 “우리는 안 의원처럼 시간을 질질 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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