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위기 수습안 놓고도 갈려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잇따라 기자회견을 했지만 당의 앞날이 더욱 불투명해진 29일, 새정치민주연합에선 계파별로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30일 당내 여러 모임에서 이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문·안·박 3인 공동지도부’ 결렬에 가장 먼저 반응한 이는 비주류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였다. 박 의원은 안철수 전 대표의 연대 거부 기자회견 직후 트위터를 통해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안 전 대표의 고언은 당에 마지막 희망과 애정을 가진 분들의 소리 없는 절규다. 문 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비주류인 문병호 의원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안 전 대표는 다 내려놓자는 거 아닌가. 문 대표는 사퇴로 갈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당이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수술 받다가 죽을지 몰라도 수술은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문 대표는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다. 지도부가 모여 논의해봐야겠지만 문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같이 물러나고 계파별로 골고루 들어가 새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주류 쪽은 전당대회를 하면 계파투쟁의 장으로 변할 거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범주류인 전병헌 최고위원은 “전당대회가 통합의 자리라면 좋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맨몸으로 당권경쟁하는 구도가 될 공산이 크다”며 안 전 대표가 주장한 ‘혁신전대’에 우려를 나타냈다. 또 “내가 자리에 연연해서가 아니라 지도부는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냥 사퇴하고 말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 ‘486’ 의원도 “공천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뒷거래가 난무하는 구태 전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비주류와 주류 사이 중재를 시도했던 ‘통합행동’ 인사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송영길 전 인천시장은 “문 대표가 궁지에 몰려서 나가는 모양새는 좋지 않다. 곧 모여 논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문·안·박 연대에 공감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두 분이 다른 방법을 절박하게 논의하고 결정하는 과정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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