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원혜영 등 조심스런 중재안
문재인 대표에게 우호적인 새정치민주연합 중진들 사이에서도 “문 대표의 정치적 위상에 가능한 한 흠집을 내지 않으면서 현재의 리더십을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문희상·원혜영·김성곤 의원 등 4선 이상 중진들은 30일 오후 모임을 열어 “문 대표가 동의하는 형태의 과도체제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한 참석자는 “비대위든, 선대위든, 현 지도부를 보완하든, 지금의 리더십은 반드시 변화가 필요하다”며 “문 대표가 대책없이 그냥 물러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미리 당 혁신안을 실천하는 제도적 안전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립 성향의 한 재선 의원은 “문·안·박 연대를 지지했던 초·재선 의원들도 문 대표가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가 퍼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재인-안철수 두 사람의 중재를 시도했던 ‘통합행동’도 혼란을 타개할 방법을 논의했으나 단일한 입장을 정하지는 못했다.
비주류는 문 대표를 압박했다.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은 오찬 회동에서 ‘당의 혼란을 가져온 문 대표가 책임지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민집모 소속 한 의원은 “내부에선 부글부글 끓고 있지만 분열을 걱정해 그 정도 선에서 자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문 대표가 일주일 이상 끌면 주류-비주류 사이 전면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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