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대표와 민주노동당 지도부. (한겨레 김경호 기자)
민노당, 박대표 회견에 “파시스트총통” “독재자 후예” 맹비판
민주노동당이 18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파시스트 총통의 발언”, “독재자의 후예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맹비난했다. 민주노동당은 이날 박 대표가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체제수호의 최후 보루인 국가보안법 폐지를 온몸으로 막아낼 것”이라고 발언하자 김혜경 대표, 천영세 의원단 대표, 심상정 수석부대표 등이 줄지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박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국립현충원도 4.19정신도, 광주 5·18정신도 함께 안고가야 할 소중한 역사지만 만경대 정신까지 품고갈 수는 없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확고한 원칙”이라며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는 데는 결코 타협하거나 양보할 수 없고 이 원칙을 훼손하는 세력과는 어떤 타협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또 “우리의 비판과 요구는 결코 색깔논쟁이 아니고 보수냐 진보냐로 따질 문제는 더더욱 아니며 이런 중요한 문제를 정치공세라고 한다면 큰 잘못”이라며 “저와 한나라당은 현 상황을 좌시하지 않고 국민과 함께 자유민주체제를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는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독재자의 후예, 박근혜 대표는 더 이상 자유와 민주주의를 더럽히지 말라”고 박 대표를 정면으로 공격했다. 김 대표는 “수없이 많은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수많은 사람들의 인권을 짓밟고 정권을 유지한 군부독재 집단에 의해 자유와 민주주의는 말살되어왔다”며 “박근혜 대표는 군부독재 집단의 후예답게 똑같은 색깔론을 강도 높게 주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대표는 이어 “강정구 교수의 발언에 사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는 주장 일체에 대해 박근혜 대표는 색깔론을 덧씌우고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위협한다고 호들갑을 떨었다”며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갈등을 부추긴, 무고한 사람의 인권을 짓밟은 국가보안법을 사수하겠다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사수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와 ‘민주주의’를 말살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제1야당의 대표로서 여전히 색깔론 정치나 일삼으며 자신의 입지를 유지하려는 구태를 반복하는 것은 대한민국 정치의 비극”이라고 덧붙였다. 심상정 수석부대표는 “오늘 박근혜 대표의 기자회견은 제1야당의 대표의 소신 발표라기보다는 극렬 극우 단체의 증오에 찬 성명서를 연상시킨다”며 “민주주의 체제의 정당 대표 발언이라기 보다는 파시스트 총통의 발언에 가깝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심 부대표는 “ 나라를 망치고, 민주와 인권이라는 인류사적 보편성을 거부하는 체제 파괴적인 발상은 국민의 동의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부대표는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 대한 박 대표의 정치적 의도에 의구심을 보냈다. 심 부대표는 “박근혜 대표는 지도력 부재로 인한 당내 반발과 비토를 회피하려는 수단으로 냉전적 선동정치를 끄집어내는 구태를 연출했다”며 “이번 보궐선거를 색깔론의 마녀사냥터로 변질시켜 공정한 정책선거를 무산시키려는 전형적인 북풍 공작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 부대표는 “박근혜 대표는 나라 망치는 색깔론 선동 정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아울러 시대와 국민을 거역하는 색깔론 정치는 결국 한나라당 스스로 자신의 수의를 짜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8일 오전 박근혜한나라당대표가 염창동당사에서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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