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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당 잔류 박영선 “오랜 사람들 속에서 답 찾겠다”

등록 2016-01-21 09:43수정 2016-01-21 12:04

더불어민주당 잔류를 선언한 박영선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 잔류를 선언한 박영선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박영선 “김종인과 30년 인연…박근혜 서명은 관권선거”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당 잔류를 결정했다.

박영선 의원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불어민주당에 잔류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잔류 선언문’을 “지난 주말부터 쓰기 시작해서 오늘 아침 7시에 마무리가 됐다”고 했다. 박 의원은 “아마 오늘의 이 결정은 김종인 박사와 저의 30년의 인연이 만들어준 게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문자를 보냈다”고 말해, 김종인 선대위원장의 영입과 설득이 그의 잔류에 영향을 미쳤음을 내비쳤다.

박 의원은 “새 경제, 경제민주화, 재벌 개혁을 통해서 지금 박근혜 정권이 우리나라 경제를 힘들게 하기 때문에 바로 세울 수 있느냐 거기에 (당 잔류의) 방점이 있다”며 “우리 당의 혁신에도 더욱 노력하고 헌신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전 원내대표는 “새 경제를 위한 경제정당으로의 변신이 절실하며, 국민적 갈망이 담긴 경제민주화의 길, 그 실천가능성이 더민주당에 찾아왔다”며 “제가 그동안 해왔던 대로 경제정의, 사회정의를 위한 경제민주화와 정치혁신의 길에 미력하나마 매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금처럼 제련된 결정을 내려 보고자 먹을 가는 무념의 마음으로 저를 돌아봤다. 참 가슴 저린 시간이었다”며 “오랜 사람과 사람간의 뜨거운 연계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가르침으로 발길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또 “대통령이 국회 무시하고 거리 나가 서명하는 나라는 제대로 된 나라 중에서 본 적이 없다. 서명운동은 관권선거”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표 사퇴 후 총선 지도부 역할을 할 ‘김종인 선대위’에서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신당 양쪽에서 ‘러브콜’을 받아온 터여서, 야권 지형 재편을 둘러싼 두 당의 주도권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다음은 박영선 의원 글 전문

“새경제를 위한 강한 정통야당 더민주를 지켜봐 주십시요”

박영선입니다.

오랜 시간 생각하고 또 생각 했습니다.

금처럼 제련된 결정을 내려 보고자 먹을 가는 무념의 마음으로 저를 돌아봤습니다.

왜 떠나도록 했는지, 또 벌어진 일을 어떻게 다시 하나로 만들 수는 없는지 되뇌는 참 가슴 저린 시간이었습니다.

어찌 야당이 이지경이 됐는가에 대한 성찰부터 암울한 대한민국의 현실과 미래까지.

오늘의 결정은 나름 그러한 고심의 결과물입니다.

저는 지금 현재의 자리에 남아 오랫동안 몸과 마음을 다해 정성을 쏟아온 경제정의, 사회정의를 위한 일에 집중하겠습니다.

우리 당의 혁신에도 더욱 노력하고 헌신하겠습니다.

답답함과 혼돈 속에서 영롱한 결정체를 보게 된 것은 신영복 선생님을 떠나보내며 다시 읽게 된 그분의 글이었습니다.

“붓을 가누어 그은 획이 비뚤어져 버린 때에 우선 부근의 다른 획의 위치나 모양을 바꾸어 그 실패를 구하고자 한다.”

선생의 ‘서도관계론’(書道關係論)은 인연과 관계의 소중함에 대한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지금 그어진 획이 잘못 되었을 때 부근의 다른 획의 위치나 모양을 바꾸어 실패를 구한다는 것은 결국 오랜 사람과 사람간의 뜨거운 연계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가르침으로 발길을 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지난 2014년 여름.

흔들리는 배 위에서 활을 쏘아야 했던 여름.

참 많이 울었습니다.

그 때 흔들리는 배 위에서 활을 쏘던 아픔은 저를 성숙시키고 발효시킨 스승이 되었습니다.

다만 그때 당이 변화를 수용했더라면 지금의 분열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은 남습니다.

작년 가을부터 야당의 새로운 길은 중산층 복원, 불평등 해소, 독점 사회 타파를 통한 기회의 나라 대한민국, 정의롭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있다고 절감했습니다.

그러기 위해 새 경제를 위한 경제정당으로의 변신이 절실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박근혜 정권이 선거용으로만 부르짖고 폐기한 경제민주화를 실천하는 것이 청년일자리와 젊은이의 미래를 약속하는 길이라 여겼습니다.

극심한 불평등과 가난의 대물림을 해소하는 길이라 봤습니다.

이제 국민적 갈망이 담긴 경제민주화의 길.

그 실천가능성이 더불어민주당에 찾아왔습니다.

저는 제가 그동안 해왔던 대로 경제정의, 사회정의를 위한 경제민주화와 정치혁신의 길에 미력하나마 매진하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이 당을 떠났습니다.

또 많은 분들이 당에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기 위해 오셨습니다.

떠나신 분들과 새로 오신 분들 모두가 소중합니다.

모두가 민주주의라는 성곽을 이루는 주춧돌이요 벽돌입니다.

언젠가는 하나가 되어야 할 식구입니다.

이 마음을 잊지 말고 함께 힘을 모아 야권을 통합의 힘으로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새로운 길과 변화에 대한 광주, 전남 여러분의 열망 잘 알고 있습니다.

광주양동시장에서 저에게 해주시던 말씀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도, 미워도 다시 한 번,

이제 그 열망을 모두 녹여 혁신의 동력으로, 지혜의 힘으로

모아주실 것을 간곡한 마음으로 부탁드립니다.

이제 우리에게는 대한민국을 절망의 나락으로 몰고 가는 박근혜 정권에 맞서

거친 파도를 헤치고 희망의 대한민국으로 만들어 가야할 임무가 있습니다.

더 정의로운 대한민국, 더 공정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변화를 위해 자갈밭 길을 선택하신 안철수 대표님.

변화를 향한 간절함이 꼭 성공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서로 승리하는 길을 찾아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알에서 깨어나려면 안팎에서 함께 부리를 모아 쪼아서

세상을 열어야 한다는 4자성어 줄탁동시(?啄同時).

그 마음으로 그렇게 안과 밖에서 힘을 모아 가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이제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바꿔 국민의 마음을 다시 얻는다는 각오로 강한 정통야당의 모습을 되찾아 국민과 더불어 대한민국에 희망을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당원동지 여러분

새경제를 위한 강한 정통 야당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더불어민주당을 지켜봐 주십시오.

저희에게 때론 채찍을

때론 사랑과 응원을 보내주십사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국민여러분의 성원에 어긋남 없도록 몸이 부서져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 1. 21.

박영선 올립니다.

다음은 기자들과 일문일답.

 -당에 잔류하면 선대위에서는 어떤 직책을 맡게 되나?

 =그런 데 대해서는 김종인 위원장님과 아직 진지하게 구체적인 얘기를 나눠보지 않았다. 오늘 아침에 최종적인 마음의 결심을 하고 나서 문자를 드렸다. 돌이켜 생각해보니까 김종인 박사와 제가 알게 된 게 약 30년 정도 된다. 그래서 “아마 오늘의 이 결정은 김종인 박사와 저의 30년의 인연이 만들어준 게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문자를 보냈다.

 -답장 내용은?

 =잠시만요. (핸드폰 보며) “대단히 감사합니다. 참다운 수권 정당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합시다”라고 했다.

 -잔류 결정에 김종인 설득이 결정적 영향?

 =영향 준 건 맞는데 가장 큰 방점은 새 경제, 경제민주화, 재벌 개혁을 통해서 지금 박근혜 정권이 우리나라 경제 힘들게 하기 때문에 바로 세울 수 있느냐 거기에 방점이 있다

 -인재영입위원장 1명 더 선임해야 하는데 받을 건가? 제안은 왔나?

 =지난 8일 문재인 대표 만났을 때 인재 영입 도와달라는 말을 하긴 했다. 인재영입위원장 선임하기 아주 오래전에, 2~3달 정도 된 건데 문 대표가 인재영입위원장 맡아달라고 얘기한 적은 있다.

 -입장은?

 =아직 생각 안 해봤다. 완곡하게 제가 능력이 부족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정운찬 전 총리가 당으로 오는데 어떤 역할할 것인지? 오늘 올린 글을 보면 작년에 이상돈 교수 영입하려다 실패한 점 아쉬움을 나타냈는데.

 =정운찬 총장과는 최종적인 상의를 드렸고요. 정 총장님께서 우리 당에 오시는 데 제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정 총장에게 “총장의 마지막 과업이 동반성장이라면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한곳에 모여 힘을 발휘해야 하는 것 아니냐” 말씀 드렸고 정 총장도 지속적으로 동의했다. 2014년 여름에 이상돈 파문이 있어 오늘의 김종인 박사가 더불어민주당에 오실 수 있었던 하나의 밀알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국민의당에서는 ‘김종인 국보위’ 네거티브 비판하는데?

 =그런 거 안 했으면 좋겠다. 오늘 페북에도 올렸지만 우리는 함께 가야 할 식구들이다. 서로 칭찬하고 격려하면서 총선 치러도 넘어야 할 벽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네거티브한 전략 취하는 것. 지금은 초창기라 그럴 수 있겠지만 성숙한 자세로 임하는 게 좋지 않겠냐 그런 생각이고. 그렇게 해서 남는 것이 없고 국민들이 바라는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국민들은 박근혜의 후퇴, 그리고 먹고살기 힘든 경제 퇴보 이런 것들에 대해서 강한 야당이 국민들의 목소리를 내주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답답함을 얘기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쟁점 법안인 기업활력제고특별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 두 가지 법을 원안대로는 통과시킬 수 없지만 새누리당과 얼마든지 협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 원안대로 통과해달라는 것이다. 흙수저, 금수저론이 나올 정도로 우리 사회 불평등 만연해 있는데 심화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법이 만들어진다면 협상이 가능한 것이 아닌가 그렇게 본다. 현재의 원안은 재벌 특혜법이고 기득권에 특혜를 주는 쪽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이 부분을 가지고 계속 이 법 때문에 경제 살아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것은 청와대 대통령 보좌하는 보좌진들이 대통령에게 뭔가 정확한 말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김한길·안철수 의원과는 최종 결정 이후 말 나눴나?

 =네. 지금도 문자 메시지 가끔 한다. 제가 국민의당에 “이런 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드린다. 어차피 나중에 다 만나야 될 분이라고 생각한다.

 -북콘서트에서 손학규 역할론 얘기하며 “곰팡이는 빨아도 없어지지 않는다”고 했는데?

 =아직도 그 역할이 강하게 남아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음주에 러시아 가신다고 들었다.

 -강한 경제 야당을 말했는데 국민의당에서도 정책, 노선 얘기를 한다. 국민의당이 부족하다고 본 건지, 양쪽 놓고 비교한 건지, 부족함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국민의당은 아마 강한 야당을 목표로 하진 않는다. 국민의 당은 엠비 세력을 흡수할 것도 검토를 하는 것처럼 중도로서의 행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당에 합류하지 않은 계기가 뭐냐?

 =국민의 당이 내건 중도의 기치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박근혜의 실정을 야당으로써 강하게 이야기해주면서 국민의 삶을 좀 먹고사는 문제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친구가 돼주는 그런 야당을 원한다고 생각했다.

 -호남에서 더민주를 바라보는 민심이 바뀌었다고 판단한 건가?

 =광주·호남은 대한민국 정치사의 변곡점마다 방향을 제시했던, 정말 뛰는 심장과 같은 곳이다. 그래서 저는 광주·호남분들의 정말 진심 어린 바람이 무엇이냐 그거에 대해서 많이 천착했다. 그런데 이분들이 화가 나서 때로는 밉기도 해서 중도 정당을 지지할 수도 있지만 그분들 뿌리, 자존심, 자부심은 강한 민주 야당에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을 바라볼 때 가장 혁신해야 할 과제가 뭐냐?

 =정치 혁신의 최대 과제는 오픈 프라이머리에 있다고 봤다. 그런데 문재인 대표가 도입은 했지만 확실히 도입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보완해야지 않냐. 경제민주화와 정치 혁신의 두 트랙이 같이 갈 때 선진국으로 갈 수 있고 경제의 민주화가 불평등 해소라면 정치의 핵심은 국민 공천이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사퇴가 친노패권 바꿀 노력이라 생각하지만 부족하다고 했다. 어떤 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국민 공천제에 대한 의견은?

 =세상은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가 적용된다. 그런데 친노패권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고 그동안은 우리 당의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에 의해서 친노들이 지향하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게 더 큰 힘으로 작용했다면 지금은 반작용의 힘이 작용하는 시기라고 본다. 반작용의 힘을 어떻게 균형추를 맞추느냐 그게 가장 큰 당내 쟁점이고 그 일을 해야 한다. 국민 공천제 관련해서는 당이 가지고 있는 혁신안을 지키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안심번호 도입되고 법률로 통과됐으니 다시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새 경제, 강한 정통 야당 강조했는데 최근 청와대 여당 재계 경제활성화 1000만 서명 운동 벌이면서 처리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강한 야당으로 색깔을 뚜렷이 가져가야 한다고 보는지?

 =서명 운동은 관권선거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국회 무시하고 거리 나가 서명하는 건 제대로 된 나라 중에서 본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서명 운동은 명백한 관권선거다. 그래서 저는 중지해야 한다고 본다. 야당이 서명운동할 때 대통령이 비판했는데 본인이 충분한 국회 설득 노력하지 않고 그렇게 서명하는 것은 성급한 마음이 아니었는가. 총선용으로 그런 행동을 하신 게 아닌가 그런 우려를 가지고 있다.

[관련 영상] 더민주, 김종인만으로 표얻기 어렵다/ 더정치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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