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개성공단 폐쇄는 전면적 무력충돌을 막아주던 최소한의 안전판을 제거한 것”이라며 ‘개성공단부흥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이종걸 원내대표 ‘경제위기론’
“북 압박결과 한국경제 마이너스”
“북 압박결과 한국경제 마이너스”
정부여당의 ‘안보 위기론’에 맞서 야권이 ‘(안보·경제) 복합 위기론’을 앞세워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정치 논리가 개입된 경직된 안보 대응이 가뜩이나 심각한 경제 위기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는 논리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개성공단 폐쇄의 최대 피해자는 한국 경제”라며 “북한에 대한 압박 과정에서 생길 안보 불안은 경제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 위기’를 앞세워 국정 협조를 압박하는 정부여당을 향해 ‘경제 위기론’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안보가 경제를 망치고 있다면 그 안보의 가치는 어디에 있느냐. (지금은) 안보·통일 분야를 넘어서 외교와 경제, 더 나아가 국가적인 ‘복합 위기’로 번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북한의 경제는 개성공단 폐쇄에 좌우될 규모가 아니다”라며 “개성공단 폐쇄는 오히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도를 높이고, 이런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인해 우리 경제는 심각한 침체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이 원내대표의 발언은 “안보 위기 속에서 경제가 사면초가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한 지난 15일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의 발언과 흐름을 같이한다. 김 대표는 당시 수출 급감과 가계부채 증대를 보여주는 수치를 인용한 뒤 “북핵과 미사일 발사로 우리나라 안보의 심각성이 드러나고 있는 반면, 경제위기는 잘 느껴지지 않는 것 같다. 이런 상태에서 우리 전략은 어때야 하느냐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또 “대외적 안보도 중요하지만, 내적인 안보도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경제 상황이 악화돼 사회 문제가 될 경우, 사회 문제라는 내적 안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정부가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더민주 지도부의 이런 발언은 야당에 유리할 게 없는 안보 이슈를 조기에 마무리짓고 정부여당의 경제 실정을 부각시킴으로써 총선 정국을 야당의 공세 구도로 재편해가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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