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소조항이 담긴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에 반대하며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이 필리버스터를 이어간 24일 오전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무제한토론을 계속하자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이 발언대쪽으로 다가와 삿대질을 하며 "관계있는 발언을 하라"며 고함을 지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필리버스터 연설 중 “그런다고 공천 못 받아요” 삿대질
은 의원 “의견 다르다고 소리 질러 억압하면 통합되겠나 ”
은 의원 “의견 다르다고 소리 질러 억압하면 통합되겠나 ”
테러방지법안 표결 저지를 위한 야당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이어지며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야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이 필리버스터 발언을 하던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막말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무제한 토론 세번째 주자로 발언대에 선 은수미 더민주 의원은 24일 오전 11시27분께 “정부가 대테러방지법에는 관심 가지면서 실제 폭력에 노출된 시민들에겐 왜 조치를 취하지 않느냐”면서 과거 유성기업 폭력 진압 사태를 언급했다. 이 때 본회의장을 찾은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은 “(은수미 의원의 발언은) 테러방지법 안건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은 의원을 겨냥해 “(은수미 의원) 그런다고 공천 못 받아요”라고 했다.
연설을 이어가던 은 의원은 “김용남 의원은 공천 때문에 움직이시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며 “(김 의원이) 삿대질을 하며 ‘그런다고 공천 못 받아요’라고 소리를 지르셨는데, 그것은 동료 의원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김용남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은 의원은 “의견이 다르다고 소리를 질러서 억압하면, 어떻게 사회통합이 되겠냐”면서 “직권상정은 불법적인 요인이 있다는 얘기가 있으나, 필리버스터가 불법이라는 이야기는 그동안 전혀 거론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은수미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직권상정된 테러방지법안의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해 24일 새벽 2시30분부터 낮 12시48분까지 10시간 18분 동안 밤샘 연설을 했다. 은 의원은 단상에서 내려오기 전, 참았던 눈물을 보이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서 일한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겠다”며 “하지만 제발 다른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은 의원은 트위터(@hopesumi)를 통해 테러방지법에 반대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는 “붕어빵에 붕어가 없듯 테러방지법엔 테러 방지가 없다”며 “거꾸로 집회에 참석한 시민을 테러 용의자에 비유한 박근혜 대통령처럼, 사이버 댓글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테러라고 규정할 수 있는 것처럼, 국민 모두를 테러 용의자로 만들 수 있는 일종의 테러 생성법”이라고 지적했다. 23일 ‘국회의장 직권상정’이란 방법으로 본회의에 상정된 테러방지법안이 통과될 경우 국가정보원은 테러 위험 의심자에 대한 휴대전화 감청과 금융정보 추적까지 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된다. (▶관련기사: 테러방지법 시행되면…‘무소불위 국정원’ 된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이슈필리버스터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