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1차 공천 확정 지역과 경선 지역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단수 9곳·우선 4곳·경선 23곳 발표
새누리당이 4일 1차 공천 확정 지역 13곳과 경선지역 23곳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공천 물갈이를 향한 ‘금요일 밤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발표한 명단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친박계 중진(3선)인 김태환 의원(경북 구미을)의 공천 탈락이다. 대구·경북(TK) 지역의 친박 중진을 ‘공천 탈락 현역 의원 1호’로 선택함으로써, 티케이 지역을 중심으로 한 현역 교체의 칼을 뽑은 것으로 풀이된다. 친박, 비박계 양쪽에 공포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 ‘친박 논개작전’ 현실화?
이날 공천이 확정된 곳은 우선추천 4곳과 단수추천 9곳 등 모두 13개 지역구다. 단수추천 9곳 가운데 8곳은 모두 현역 의원들이 공천을 받았으나, 경북 구미을만 현역인 김태환 의원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발표됐다. 구미을에는 김 의원을 포함해 모두 9명이 공천 신청을 했었다. 이 가운데 한국노총 위원장을 지낸 장석춘(58) 미래고용노사네트워크 이사장이 김 의원 등을 모두 제치고 ‘단수추천’ 공천을 받았다.
새누리당 당헌·당규에 단수추천은 ‘공천 신청자가 1인이거나, 복수의 신청자 중 1인의 경쟁력이 월등한 경우 등’에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김 의원은 ‘경쟁력’을 가늠할 최근의 여론조사들에서는 대체로 다른 후보들보다 우위를 보여왔다. 공관위는 그럼에도 김 의원을 탈락시키고 장 이사장을 공천한 기준에 대해 “공개할 수 없다”고만 했다. 김 의원의 공천 탈락을 두고 당내에는 “‘친박 논개작전’이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최근 당내에서는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비박계 의원들을 쳐내기 위해 친박 중진 의원들을 먼저 컷오프(공천 배제)한다는 이른바 ‘친박 논개작전’ 설이 당내에 돌았고, 3선인 김태환 의원은 작전 성공을 위한 희생양 가운데 한 명으로 거명돼왔다. 공관위가 앞으로 대구의 유승민 의원, 서울의 정두언 의원 등 최근 ‘살생부’에 거명됐던 비박계 현역 의원들에게 실제로 칼을 들이댈지 주목된다.
구미을 장석춘 전 노총위원장 공천
김태환, 여론조사 앞섰는데도 탈락
당내 비박계 배제 위한 희생양 해석
‘살생부’ 현실화될지 촉각
나머지 단수추천 7곳 ‘친박들 잔치’ 노원병 청년 우선…이준석 확정적
종로 박진·오세훈·정인봉 3파전
성북갑에선 정태근·권신일 맞대결
부산연제 김희정·진성호·이주환 겨뤄 장석춘 전 위원장 외에 단수추천자는 원유철(경기 평택갑), 이주영(경남 창원마산합포), 김정훈(부산 남갑), 김태흠(충남 보령·서천), 서용교(부산 남을), 유의동(경기 평택을), 정용기(대전 대덕) 의원 등 친박계 또는 친박 성향 의원들이다. 공천 탈락한 김태환 의원을 제외하고는, 첫 단수추천의 혜택이 친박에게 돌아간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긴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도 단수추천됐다. ‘영입인사 배려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한구 위원장은 “그런 건 없다. 여러 자료를 종합 검토한 결과 조 의원이 굉장히 경쟁력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조 의원과 경쟁하다 탈락한 석동현 전 지검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원의 정체성이 의심되는 사람을 인지도 하나만 보고 공천한 것은 매우 잘못된 결정”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2~3일간 심사숙고하겠다”고 말했다. 공관위는 또 서울 노원병과 관악갑은 청년 우선추천지역으로, 경기 부천원미갑과 안산단원을은 여성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했다. 노원병은 이준석(31)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공천이 확정적이다. 관악갑은 원영섭(38) 당 법률지원단 위원이 거명된다. 부천원미갑에는 이음재 전 경기도의원, 안산단원을에는 박순자 전 의원이 공천받을 것으로 보인다.
■ 박진-오세훈-정인봉 경선
오는 9일께 시작될 1차 경선(여론조사) 대상 지역은 23곳이다. 5선인 정세균 더민주 의원 지역구인 서울 종로에선 박진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정인봉 종로구 당협위원장이 경선을 벌이게 됐다. 성북갑에서는 정태근 전 의원과 권신일 에델만코리아 부사장이 겨룬다. 부산 진갑은 현역인 나성린 의원에게 의사인 정근씨와 허원제 전 의원이 도전하는 구도로 확정됐다. 부산 연제에서는 김희정 전 여성가족부 장관과 진성호 전 의원, 이주환 전 부산시의원이 3자 대결을 벌이게 됐다.
이한구 위원장이 이날 저녁 갑작스레 1차 경선지역을 발표한 것을 두고 ‘여론조사 문건 유출 파문을 덮으려는 의도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이 위원장은 지난 2일 “앞으로 열흘간 중요 발표는 없다”고 말했었다. 이 위원장은 “빨리 심의가 진행돼서 그렇다”면서도 “오늘 발표는 계획이 안 됐었다. 진도가 나가면 발표할 수 있고 안 나가면 못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범 이경미 서보미 기자 jaybee@hani.co.kr
김태환 의원
김태환, 여론조사 앞섰는데도 탈락
당내 비박계 배제 위한 희생양 해석
‘살생부’ 현실화될지 촉각
나머지 단수추천 7곳 ‘친박들 잔치’ 노원병 청년 우선…이준석 확정적
종로 박진·오세훈·정인봉 3파전
성북갑에선 정태근·권신일 맞대결
부산연제 김희정·진성호·이주환 겨뤄 장석춘 전 위원장 외에 단수추천자는 원유철(경기 평택갑), 이주영(경남 창원마산합포), 김정훈(부산 남갑), 김태흠(충남 보령·서천), 서용교(부산 남을), 유의동(경기 평택을), 정용기(대전 대덕) 의원 등 친박계 또는 친박 성향 의원들이다. 공천 탈락한 김태환 의원을 제외하고는, 첫 단수추천의 혜택이 친박에게 돌아간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긴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도 단수추천됐다. ‘영입인사 배려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한구 위원장은 “그런 건 없다. 여러 자료를 종합 검토한 결과 조 의원이 굉장히 경쟁력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조 의원과 경쟁하다 탈락한 석동현 전 지검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원의 정체성이 의심되는 사람을 인지도 하나만 보고 공천한 것은 매우 잘못된 결정”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2~3일간 심사숙고하겠다”고 말했다. 공관위는 또 서울 노원병과 관악갑은 청년 우선추천지역으로, 경기 부천원미갑과 안산단원을은 여성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했다. 노원병은 이준석(31)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공천이 확정적이다. 관악갑은 원영섭(38) 당 법률지원단 위원이 거명된다. 부천원미갑에는 이음재 전 경기도의원, 안산단원을에는 박순자 전 의원이 공천받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1차 우선·단수추천지역 및 경선지역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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