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9일 오전 자신에 대해 욕설과 막말을 한 녹취록이 공개된 윤상현 의원이 사과하려고 국회 자신의 집무실을 방문했으나 만나주지 않고 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윤의원 녹취록 내용 추가 공개
김무성 공천 배제
친박 중진과 논의계획 드러나
김무성 공천 배제
친박 중진과 논의계획 드러나
청와대 정무특보를 지낸 윤상현 의원의 ‘김무성 죽이기’ 욕설 파문으로 새누리당이 발칵 뒤집혔다. 김무성 대표는 9일 국회 당대표실로 찾아온 윤 의원의 면담 요청을 거부했다. 비박계에서는 의원총회를 열어 윤 의원에 대한 ‘처분’을 공개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친박계는 ‘개인의 취중 실수’라며 서둘러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윤 의원이 ‘김무성 제거’ 계획을 박근혜 정부 실세인 친박 중진 의원 등과 논의하겠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이 추가로 공개돼 ‘친박계의 조직적인 비박 의원 물갈이’ 의혹 등 공천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종합편성채널인 <채널에이>는 9일 밤 윤 의원이 “내일(2월28일) 치(쳐)야 돼. 그래서 내가 A형한테다가 B형 해가지고 정두언이하고 이야기할 준비가 돼 있어. 김무성이 죽여버리게, 죽여버려”라며 ‘김 대표 제거 작전’을 다른 친박계 인사들과 논의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추가 공개했다. 여기서 ‘A형’은 박근혜 정부 실세인 친박 중진 의원, ‘B형’은 2012년 대선의 일등공신이라고 채널에이는 표현했다. 공교롭게도 윤 의원이 ‘김무성 공격 시점’으로 잡은 지난달 28일,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비롯한 친박계 의원들이 일제히 ‘살생부 파문’을 문제삼으면서 김 대표를 강하게 몰아세웠고 결국 이튿날 김 대표는 “살생부 실체는 없지만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물갈이 위기 비박계 “윤상현 정계은퇴” “공천외압 밝혀야”
새누리 계파 갈등 정점 치달아
친박들 “취중 실수” 수습 안간힘 앞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친박 좌장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김무성 대표께서 마음의 상처를 깊이 입으신 것 같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아무리 취중이라도 그런 발언은 잘못됐다”며 윤 의원을 대신해 사과했다. 곧바로 마이크를 넘겨받은 비박계 중진 이재오 의원은 “(윤 의원이) 사과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지난달 말 논란이 된 ‘살생부’에도 이름이 올랐던 이 의원은 “(문제는 윤 의원이) 비박계를 다 죽일 만한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전화를 했다는 것”이라며 “전화를 받은 사람이 공천에 어떻게 개입했는지를 밝혀내야 하고 안 되면 의원총회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박계가 다수인 의원총회에서 친박이 공천관리위원회에 외압을 행사했는지 여부와 윤 의원의 거취 문제 등을 공식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요구다. 의총에서 계파 간 전면전을 벌여서라도 친박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공천관리위원인 비박계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본인이 저렇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했기 때문에 정계를 스스로 은퇴하든지 자기 거취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공개적으로 윤 의원의 거취 표명을 압박했다. 홍 부총장은 윤 의원의 욕설이 공천 부적격 사유에 해당하는지 공관위에서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지난달 27일 살생부 파동과 지난 3일 공관위의 여론조사 유출 파문 당시, 친박과 전면전은 피하려던 비박계의 모습과 판이하게 달라진 분위기다. 수세에 몰린 친박은 ‘윤상현 의원이 취중에 벌인 개인의 일탈’로 규정하면서 사태 무마에 주력했다. 친박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윤 의원이) 실수했고 잘못했다. 많이 취해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본인이 자숙하고 반성하는데 (윤 의원의 정계 은퇴 얘기를 하려면) 그렇게 말하는 의도가 무엇인지(도 이야기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9일 오전 김무성 대표를 면담하지 못한 채 국회 당대표실을 나서며 욕설 파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친박들 “취중 실수” 수습 안간힘 앞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친박 좌장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김무성 대표께서 마음의 상처를 깊이 입으신 것 같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아무리 취중이라도 그런 발언은 잘못됐다”며 윤 의원을 대신해 사과했다. 곧바로 마이크를 넘겨받은 비박계 중진 이재오 의원은 “(윤 의원이) 사과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지난달 말 논란이 된 ‘살생부’에도 이름이 올랐던 이 의원은 “(문제는 윤 의원이) 비박계를 다 죽일 만한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전화를 했다는 것”이라며 “전화를 받은 사람이 공천에 어떻게 개입했는지를 밝혀내야 하고 안 되면 의원총회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박계가 다수인 의원총회에서 친박이 공천관리위원회에 외압을 행사했는지 여부와 윤 의원의 거취 문제 등을 공식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요구다. 의총에서 계파 간 전면전을 벌여서라도 친박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공천관리위원인 비박계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본인이 저렇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했기 때문에 정계를 스스로 은퇴하든지 자기 거취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공개적으로 윤 의원의 거취 표명을 압박했다. 홍 부총장은 윤 의원의 욕설이 공천 부적격 사유에 해당하는지 공관위에서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지난달 27일 살생부 파동과 지난 3일 공관위의 여론조사 유출 파문 당시, 친박과 전면전은 피하려던 비박계의 모습과 판이하게 달라진 분위기다. 수세에 몰린 친박은 ‘윤상현 의원이 취중에 벌인 개인의 일탈’로 규정하면서 사태 무마에 주력했다. 친박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윤 의원이) 실수했고 잘못했다. 많이 취해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본인이 자숙하고 반성하는데 (윤 의원의 정계 은퇴 얘기를 하려면) 그렇게 말하는 의도가 무엇인지(도 이야기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